공공부문에서 현금 구매보다 임대를 활용하면 정부 예산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공공기관에 조달된 업무용 차량의 임대(리스) 비용은 소유 비용보다 7% 저렴하다는 분석도 뒷받침됐다.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소는 22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공공조달 임대 활성화를 통한 정부예산 절감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박철범 고려대 경제학 교수는 "공공기관에 조달된 자동차의 총소유비용(TCO)을 도출한 결과, 차량 임대 비용이 현금으로 구매했을 때의 TCO보다 7% 이상 낮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자동차 총소유비용은 구매비 뿐 아니라 세금과 보험료, 정비비, 부품비 같은 명시적 비용, 조달품 관리에 필요한 공무원 인건비 등 암묵적 비용이 포함된다"며 "이 같은 숨은 비용을 고려하면 차량을 구매하는 게 리스보다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우상현 현대금융연구소 대표(현대캐피탈 부사장)는 "구매 중심의 공공조달 행정을 임대와 관리 중심으로 바꾸는 것은 조선 숙종 때의 대동법 이래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임대 산업을 육성해 내구재 생산이나 운송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등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정책효과"라고 강조했다. 조선 시대 시행된 대동법은 특산물 대신 쌀로 세금을 납부하는 것을 허용해 특산품을 생산·납부하기 위한 백성의 부담을 줄였다. 관청이 쌀를 이용해 특산물을 구매·조달하면서 상공업 육성 효과도 유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재호 고려대 교수는 "미국이나 영국은 조달청 내에 전문부서를 두어 임대를 활용하도록 유도해 조달 물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이 같은 해외사례를 참조해 공공 물품의 효율적인 관리체계 구축 등 조달행정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조달 행정의 변화를 통한 정부 예산 절감 방안을 주문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계상 한국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쟁이 있다"며 "정부의 예산 규모가 단순히 '많다, 적다'의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정부의 예산 집행 활동이 민간 경제 성장과 함께 잘 굴러가고 있는지, 구조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느냐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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