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와 야놀자가 공동 조성한 AI호텔인 광주광역시 H1 호텔 모습. [자료 제공 = KT] |
예약부터 객실서비스 제공, 그리고 객실관리까지 모든걸 컴퓨터(AI)가 하는 호텔을 말하는데요. 이 AI호텔을 광주광역시에 처음으로 만들었다며 KT와 야놀자, 그리고 통신장비업체 머큐리가 20일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연합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기자가 보기엔 이번 AI호텔은 단순히 기술적 결합이 아니라, 신흥기업인 야놀자 생태계에 KT가 편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추정 기업가치 10조원인 야놀자가 기업가치 8조원인 KT에 비해 시장서 더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고요. 이른바 웩더독(Weg the Dog·꼬리가 몸통을 뒤흔드는 현상)이 IT업계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간 KT는 AI 단말기인 기가지니를 호텔에 접목시켜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습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헨나호텔이 대표적인 사례죠. 기가지니 단말기는 이미 아시죠? 국내에서만 300만호가 쓰고 있는데 음성 인식 단말기로 호평을 받고 있죠. 가정에서 주로 쓰는 기가지니 단말기를 호텔에 배치해서 음성 한 마디로 객실 조명 TV 냉난방 조절 등 객실 제어를 할 수 있는게 특징이에요. 중국어와 일본어 등 다국어 기능도 제공하죠. (명동엔 외국인 관광객이 많으니깐요)
'객실 안 서비스'를 음성인식AI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이 기존 KT AI호텔모델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확장성이 그리 크진 않았나봐요. 2018년부터 도입을 시작했는데 하얏트 메리어트 계열 호텔 등에 일부 도입됐지만 KT AI기가지니 모델이 호텔업계 전반에 확상되진 못했죠. 기가지니 단말기를 호텔서 사용해보신 분 손들어 주세요.
↑ 광주광역시 H1호텔 객실 관리에 활용되는 기가지니 호텔 단말 및 스마트 객실관리 시스템 모습. [자료 제공 = KT] |
야놀자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버 기반으로 호텔 객실관리를 A부터 Z까지 해주는 곳이에요. 호텔은 자체 시스템 구축할 필요 없이 야놀자 시스템을 원격으로 가져다 쓰면 돼요. 호텔 입장에선 굳이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안해도 되니깐 비용이 절감되죠.
여기다가 야놀자도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객실 기기들을 연결해서 '객실 안 서비스'를 했었어요. 이날 발표된 거에 따르면 야놀자는 별도 객실 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객실 문을 여닫을 수 있게 했다고 하네요. 마치 쏘카나 그린카를 빌리면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여는 것처럼 말이죠. 아울러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객실 온도 및 조명을 조절하거나, 방해 금지·객실 청소·발레파킹 등 호텔에 요청사항을 전달할 수도 있고요.
KT랑 손잡으면서 더 추가된 것은 바로 '음성인식'이에요.
KT가 음성인식 분야에선 국내서 가장 앞선 기업 중 하나거든요. 즉, 야놀자클라우드는 '객실 안'과 '객실 밖'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호텔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려고 하는데, 그 중 한 항목인 음성인식 분야서 KT랑 손을 잡은 것이죠. KT 역시 아무래도 호텔업에선 기반이 약하다보니깐 이 같은 야놀자 생태계에 편입되고자 협업을 하게 된 것이고요.
실제로 야놀자는 전세계 170개국에 2만6000여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서 다국적 기업 오라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엔 대기업이 해외 진출하고 중소기업이 따라가는 구조였다면, 이젠 선도적인 스타트업과 유니콘들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면 대기업이 이에 편입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도 이에 반응해 기업가치를 정하는듯 해요. 아직 상장을 안했지만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10조원으로 추정되고요. 이에 반해 KT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8조원대네요. 스타트업, 유니콘이라고 해서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시대인거에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통신기업인 KT가 탈통신을 외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고 하고 있는데, AI호텔과 해외진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야놀자와 협업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데이블은 언론사 등 미디어를 대상으로 트래픽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이를 광고주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데이터 기반으로 미디어와 광고주를 '연결' 해주는 플랫폼인데요.
야놀자가 이번에 인수한 것에 대해 데이블측은 "야놀자의 호텔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있어서 데이블의 기술력이 접목될 수 있다"고 밝혔죠.
그게 무슨 의민가 하면, 야놀자클라우드앱을 호텔 투숙객들이 점차 많이 쓰면 앱을 통해 데이터가 쌓일거잖아요. 그 데이터를 가지고 고객 성향별로 분석해서 맞춤형 광고를 할 수가 있는거죠.
가령, 30대 남성인데 주로 도시보단 자연을 좋아해서 관련 여행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이들을 위해서 몽골 초원이나 미국 서부 그랜드캐년 등을 추천해주는 광고를 보낼 수도 있죠. 여행 추천뿐만 아니라 산악용품, 여행필수용품 등 부수산업들이 다양하죠. 이 모든 걸 추천할 수 있어요 데이터가 모이면요.
한마디로 야놀자는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블은 이를 분석해서 맞춤형 광고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죠.
여태까지 AI호텔을 통해 본 야놀자의 빅픽처(Big Picture)를 살펴봤는데요. 통신대기업인 KT가 AI호텔 분야서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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