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표적인 업무지구인 서울 여의도에는 보라색 건물들이 생겨 눈길을 끕니다. 국산 협업 툴 '플로우'를 알리기 위해 개발사 마드라스체크가 연 팝업스토어인데요. 점심 시간에 국회 맞은 편 골목과 9호선 여의도역 근처에 가면 경품을 타기 위해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협업 툴은 대표적인 클라우드 기반 비대면 업무 도구인데, 오프라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다니 좀 어색하기도 한데요. 아마도, 국내에선 처음 있는 사례 같습니다.
여의도 한 가운데 팝업스토어를 연 이유는 무엇일까요? 직접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큰 태블릿 화면에서 설문을 작성한 뒤 룰렛을 돌려 경품을 받아가고 있습니다. 설문 내용을 보니 협업 툴을 사용하고 있는지, 도입하고 싶은 의향은 있는지 같은 내용을 물어봅니다. 협업 툴 기업이 참고할 만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습인데요. 직원에게 물으니 "잠재 고객들에게 단순히 플로우를 알리는 게 아니라, 이들이 협업 툴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옆에는 실제로 PC와 노트북으로 플로우를 체험해보는 공간도 있고요. 도입을 원하는 고객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마드라스체크 관계자는 "오늘도 상담이 꽉 차 바쁜 하루였다"며 팝업스토어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팝업스토어는 이달 1일부터 석달간 운영한다고 하네요.
↑ 마드라스체크가 자사 협업 툴 `플로우`를 알리고, 잠재고객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1일부터 여의도 업무지구에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사진 제공 = 마드라스체크]
팝업스토어를 보니 치열해진 협업 툴 시장의 경쟁이 실감났습니다. 급증하는 시장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업체들이 뛰어들며 고객 유치 경쟁이 뜨겁습니다. 협업 툴은 카톡 같은 개인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주고받거나, 이메일로 업무를 처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소프트웨어(SW)입니다. 사생활과 회사업무의 분리는 시대적 흐름인데요. 이밖에도 폐쇄적인 이메일이 효율적인 소통을 가로막아 명확한 업무지시와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협업 툴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모바일이든 PC든 상관 없이 어디서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플로우만 하더라도 현대모비스, 신세계인터내셔설, 이랜드리테일, KB캐피탈, 에쓰오일, BGF리테일, KT, 포스코 같은 굵직한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30만곳이 넘는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팝업스토어의 경품도 고객사의 제품으로만 구성해 상생 효과도 노렸다고 합니다.
고객과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것은 플로우뿐이 아닙니다. 카카오의 기업간거래(B2B) 정보기술(IT) 솔루션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지난해 협업 툴 '카카오워크'를 출시하며 서울과 경기 각지에 옥외광고를 게재했습니다. 수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 출장 갔을 때는 협업 툴뿐 아니라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옥외광고로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다만, 팝업스토어는 옥외광고가 갖지 못한 장
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마드라스체크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옥외광고보다 비용이 5분의 1 수준으로 들어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마케팅 수단"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알린다기보다, 코로나19 시대에 실제로 제품을 체험하고 소통하고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