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기업에서의 성평등 해법"

↑ 이유정 법무법인 원 변호사

"ESG(환경·책임·투명경영)은 기업 내 성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유정 법무법인 원 변호사가 지난 13일 'ESG와 기업에서의 성평등' 세미나에서 '성평등 관점에서 본 ESG경영'에 대해 발표했다.
세미나는 법무법인 원과 사단법인 올이 공동 주최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성평등 해법으로 ESG 경영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남녀고용평등법 등에서 기업의 성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나, 기업내 성별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상장법인 2246개의 여성임원 비율은 5.2%에 그쳤다. 자본금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5.7%다. 여성 등기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은 63.7%에 달했다. 이에 비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의 여성임원 평균비율 25.6%에 이른다.
이 변호사는 "기업 내에서 임원으로 승진시킬만한 여성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사외이사를 여성 전문가로 채우는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신규 선임된 10대 그룹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은 41.8%(28명)에 달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여성 등기임원이 의무화된다.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 대상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이다.
여성임원 비율은 기업의 핵심 권력과 자원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그리고 성별격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투자회사들은 여성임원 비율을 ESG평가에서 중요한 지표로 고려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ESG는 투자 측면에서 기업으로 하여금 평등과 다양성에 관한 자발적인 노력을 하도록 독려하는 수단이 된다"며 "ESG는 기업 내 성평등 실현을 위해 의미 있고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리천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 내에서 여성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야한다는 게 이 변호사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국가는 남녀고용평등법과 같이 성차별을 금지·법률을 만들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서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그러나 법률만으로는 기업 내 성평등 실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여성이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사 기준과 관행, 문화를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정 변호사는 "성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불평등이 업무 배치, 평가, 승진, 교육 등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관련 데이터를 만들고 축적해야한다"며 "젠더 데이터는 형식적인 법률과 제도가 닿지 못하는 영역에서 불평등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매경·환경재단 ESG리더십과정 1기를 수료했으며, 법무법인 원 ESG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승환 재계·ESG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