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anti)노화에 대한 담론과 숫자로 표현되는 나이가 공포의 대상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고령화에 대한 사회와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대변한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노화의 생물학적 정의, 노화가 쌓여 생기는 노쇠, 건강한 노화를 위한 노인의학, 고령화 시대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 노화와 사회 고령화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이 담긴 책 '지속가능한 나이듦 : 노년의 질병,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최근 출간했다.
아직은 국내에서 생소한 노인의학 의사이면서 동시에 노화에 관한 생명과학 박사까지 취득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령화를 외면하고 노화 매커니즘을 단계별로 쪼개 생각하기보다는 사람 안에서,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나이가 드는 것을 사회적 차원에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1부 '시간 : 노년을 맞이한다는 것'에서는 먼저 노화의 생물학적 정의, 노화에서 노쇠로 이르는 매커니즘,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실생활 팁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노화생물학을 통해 먹는 것, 사는 방법, 마음가짐 등을 이야기하며 이미 넘치는 것을 더하는 과도함과 치우침은 노화를 도리어 재촉할 수 있고, 반대로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비우는 삶이 노화를 지연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
2부에서는 '질병 : 노년의 질병,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노년기 질병의 특징들과 우리나라 노인 의료의 문제점, 이에 대해 개인과 사회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다룬다. 실제 저자가 노년내과 전문의로서 진료 현장에서 경험하며 느꼈던 안타까운 사례들과 해결 경험담들을 현실감 있게 이야기하며 환자 개인과 의료진이 갖추었으면 하는 안목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미래 사회에서 노인의학적 정밀의료와 통합적 돌봄이 어떻게 노화 예방 의료 시스템으로 안착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3부 '사회 : 초고령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에서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는 노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노화와 노쇠의 개념에서 노인의 기준, 단백질 공급원과 부동산의 수요-공급 균형을 넘나들며 현재 사회가 노화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사회 고령화를 이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그 동안 저자가 고민해왔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정희원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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