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개방에 대한 정부 논의가 지지부진해지자 소비자단체가 감사원 대상 국민감사 추진을 천명하고 나섰다.
13일 오전 소비자 정책 감시 단체인 사단법인 컨슈머워치는 '소비자 관점에서 본 중고차 시장의 동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에서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국내 중고차 시장 관련 온라인 34개사 뉴스 보도에 달린 총 285개 댓글을 분석한 결과 현행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총 233개로 전체의 82.1%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중고차 시장은 시장 불신으로 인해 당사자 거래 비중이 54.7%로 높고 영세업체 중심의 객관적 품질 평가 시스템 부재 등으로 중고차 수출 경쟁력마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곽 총장은 "미국, 일본, 유럽에서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같이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규제하는 경우는 없다"며 "미국의 경우 기업 규모에 따른 규제가 없어 중소독립 딜러(도매상)부터 대기업 수준의 프랜차이즈 딜러까지 시장 세분화가 가능했고 그 덕분에 소비자들은 고품질 제품부터 가성비 높은 제품까지 중고차 선택 폭이 넓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대규모 자본 투자로 켈리블루북, 카팩스처럼 중고차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차량 성능 정보나 가격 정보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 이는 곧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곽 총장은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해 시장 전체 신뢰성을 높이고 소비자 후생도 강화하고 있다"며 "대형 자본으로 전문성을 강화한 일본 경매 시스템과 도요타, 닛산 등이 공급하는 인증 중고차 덕분에 품질, 물량,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신뢰성이 높았고 이는 일본 자동차산업의 높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중고차 관련 기업 중 상장된 기업이 케이카 단 한 곳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30여 개에 달한다. 곽 총장은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기업이 진출하면 중고차 시장이 전문·세분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투명한 가격 정보, 믿을 만한 품질 정보를 얻어 소비자 후생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거래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는 논의가 오갔다. 권용주 국민대 교수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여부에서 중요한 건 소비자 목소리이며 이런 측면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여부가 논의된 지 2년이 훌쩍 지난 만큼 이젠 결론을 내야 할 때란 얘기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지난해 국내 중고차 시장은 전년보다 5.3% 증가한 252만대(신규 등록 대수)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신차 시장 대비 1.3배 수준으로 중고차 시장이 개방된 미국(2.4배)이나 독일(2배) 등에 비하면 여전히 규모가 작다"며 "이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수입차의 경우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신차 판매로 연결함으로써 최근 국내 시장에서 신차 점유율은 대수로는 18%, 금액으로는 32% 높아지고 수입 중고차의 시장 점유율도 매년 1%씩 증가해 이제는 14%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중고차 시장 개방 여부 결론을 3년째 미루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해 감사원 국민감사를 추진한다"고 선언하며 "이를 위해 자동차시민연합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총 300명의 청구인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지난해 12월 소비자 권익과 후생을 위해 주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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