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위해 전날 오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이는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 내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인사 이후 4년 만이다.
◆한종희(가전·스마트폰), 경계현(반도체) 2인 체제로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회사는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총 9명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삼성전자 각 부문장이자 대표이사인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모두 교체됐다는 점이다.
↑ 기존 삼성전자 각 사업부문을 이끌던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 [사진제공 = 삼성전자] |
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사업을 맡는 DS부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이 DS부문장을 맡게 됐다.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D램, 플래시메모리(낸드플래시), 메모리 설루션 등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친 반도체 전문가다. 2020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올해 삼성전기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가전·TV 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과 모바일 사업을 맡는 IM부문은 세트부문으로 통합 후 한종희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이끌게 된다. 한종희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 출신으로 2017년 11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사업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의 역량을 발휘했다.
아울러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종합기술원 회장으로서 미래기술 개발과 후진양성에 이바지하도록 했고, 김현석 사장과 고동진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 DS부문장으로 새로 선임된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왼쪽)과 세트(CE·IM)부문장으로 임명된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 [사진제공 = 삼성전자] |
위촉 업무 변경으로는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을 SET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강인엽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을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재용 뉴삼성 파격인사...미래준비 척척
이번 인사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위기 의식을 느낀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10여일 만에 240조원 투자계획 발표, 미국 텍사스 파운드리 신규라인 투자, 인사제도 개편 등 '뉴삼성'을 향한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을 고려해 삼성전자가 기존 대표이사 3인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전격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제공 = 삼성전자] |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출장 중으로 오는 9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의 회장, 부회장 3명의 승진 인사는 결국 '미래준비'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년간 사법리스크 등으로 정체돼 있는 모습을 보인 삼성의 변화가 앞으로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