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가 성조숙증이다. 보통 여아들은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 크기가 증가하는 것으로 뼈 나이가 현재 나이보다 많으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심계식 교수는 "성조숙증은 특별한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다만 과잉영양이나 체지방량 증가, 환경호르몬, 내분비 교란물질 등이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된다"며 "너무 빨리 자라는 아이에게서 젖멍울이나 고환 크기의 변화가 생기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조숙증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정확한 유병률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6년부터 2010까지 5년간 통계에 의하면 연간 진료 인원은 약 6,400명에서 2만 8000명으로 5년간 4.4배 증가해 연 평균 증가율 44.9%,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진료 인원은 약 2만 1700명에서 6만 6300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최근 2020년에는 약 13만 6000명으로 다시 2배이상 증가했다. 중추성 성조숙증은 여아의 90%, 남아의 40~50%에서 특별한 기질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데 이러한 경우를 특발성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특발성 성조숙증의 발생기전은 아직은 잘 모르지만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에 의해 생식샘에서 음성 되먹이기 기전을 비롯해 대뇌에서 중추성 억제 기전에 의한 시상하부의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파동 발생기의 억제가 풀리게 되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 인자는 상당히 많은 유전자가 관여하는 다인자적 질환으로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으며, 환경적 인자로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및 체지방 증가, TV와 인터넷, 휴대폰 등을 통한 성적 자극에의 노출 기회 증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증가, 내분비계의 교란물질 증가 등이 가능한 유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경우,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 크기가 증가하는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하게 되고, 같은 연령과 성별의 소아에 비해 지나치게 빠른 성장과 2차 성징을 보이는 경우에도 진료가 필요하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2차 성징 발생 시기, 사춘기 진행 속도, 출산력, 약물 투여 유무, 가족력, 성장속도 등의 병력청취를 한 후 키와 체중을 측정하고 신체 진찰로 성 성숙도를 평가한다. 이후 혈중 성선자극호르몬, 성호르몬 농도 등을 측정하며 왼쪽 손 엑스레이 검사로 골연령을 측정해 실제 연령과 비교한다.
중추성 성조숙증에서는 성호르몬 자극 검사(생식샘 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자극 검사)를 시행한다. 중추성 성조숙증의 남아와 여아 중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거나 조기에 발병한 경우에는 중추신경계의 질환이나 종양 등을 확인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시행해야 하며, 말초성 성조숙증은 난소, 고환, 부신 등에 대한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초경이 너무 빨리 시작된 여아는 청소년기에 조기 임신, 성적 학대, 행동 장애, 불안 등의 사회 심리적 문제를 가져올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으며, 성호르몬 증가로 조기에 성장판이 폐쇄되어 저신장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면 성인이 되었을 때 고혈압, 비만, 2형 당뇨병 등의 대사질환 위험도가 증가하며 유방암의 발생위험도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계식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의 목적은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 그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성조숙증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저신장과 심리적인 문제의 개선"이라면서 "성조숙증을 치료하게 되면 성호르몬 억제로 사춘기 급성장도 억제가 되어 치료하는 동안에는 각 개월마다 성장 속도는 감소하게 되지만 성장판의 조기 폐쇄를 방지하여 성장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서 최종 성인 신장을 증가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추성 성조숙증 치료의 1차 선택 약제는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 (GnRH agonist)다. 4주마다 1회, 3개월마다 1회, 6개월마다 1회 주사하는 다양한 주사 제형이 개발되어 있으며, 환아 상태와 병원 내원 빈도 등에 따라서 주사제를 선택하게 된다. 치료하면서 주기적으로 성장 속도, 사춘기 진행 속도, 골연령, 혈액 내 성호르몬 억제 정도, 약물부작용 여부 등을 평가해야 한다. 말초성 성조숙증은 난소, 부신, 고환 등의 질환이나 종양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적 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채식, 잡곡밥 등의 섬유질이 많은 식사와 함께 균형잡힌 영양소의 섭취가 필요하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지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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