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카콜라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서 선보인 무라벨 제품. 정식 명칭은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다. [사진 제공 = 코카콜라] |
유통업계가 전에 없던 이색 상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서는 라벨이 사라지고 있고, 매운맛이 나는 호빵이 출시되는가 하면 반려동물이 먹는 보양식까지 등장했다.
'사는 사람도 몇 명 없을 것 같은데 이런 건 왜 만들었을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취향 독특한 소비자를 겨냥한 이 상품들, 때로는 품절 대란이 날 정도로 인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지난달 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서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 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제품처럼 플라스틱병에 음료를 담았지만, 병 표면을 감싸고 있던 비닐 라벨을 과감하게 없앴다.
환경 문제를 대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에 발맞춰 출시한 제품인데 제작 단계에서부터 플라스틱을 줄인 것이다. 소비자로서도 음료를 마신 후 분리배출을 위해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 제품이다.
SPC 삼립과 농심 켈로그도 지난해부터 이색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SPC 삼립의 경우 매운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해 고추장과 생크림이 더해진 '로제호빵', 미국 내슈빌의 핫치킨에서 영감을 받은 '내슈빌 호빵'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또 농심 켈로그는 지난해 대파가 들어간 '첵스 파맛'을 출시해 품절 대란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 신제품 '첵스 팥맛' 한정 판매에 착수했다. 농심의 첵스 팥맛 출시는 소비자들이 지난 16년간 끊임없이 요청해온 것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 SPC삼립이 출시한 매운맛 호빵 '로제호빵'(왼쪽)과 농심 켈로그가 한정 판매에 들어간 '첵스 팥맛'(오른쪽). [사진 제공 = SPC, 농심] |
본래는 고가 자동차나 명품 브랜드가 VIP 고객을 대상으로 활용하던 방법인데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도 이뤄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공략하는 기존 마케팅과는 다르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가 제품 자체만큼이나 소비활동에서 얻는 만족감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파악해 이 같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소비자는) 비슷한 물건이라도 자신이 구매해서 사용했을 때 심리적인 만족감이 두드러지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 오염을 심각하게 보는 소비자가 비닐 사용을 줄인 제품을 선호하는 것도 한 일례지만, 매운맛이나 민트초코 등 자신의 취향과 맞물리면 망설이지 않고 지갑을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을 겨냥한 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가 약 1500만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이들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상품도 앞다퉈 출시되는 분위기다.
편의점 CU의 경우 반려동물 전용 보양식인 '정성 가득 한 그릇'을 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제품은 삼계탕과 오리탕, 북어탕 3종으로 구성됐는데 닭가슴살과 인삼, 당근 등을 활용해 사람이 섭취해도 무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보다는 키우지 않는 사람이 더 많지만, 키우는 사람의 숫자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커졌다"며 "이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결제하는 금액을 생각하면 핀셋 마케팅팅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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