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외제차를 계약했는데, 막상 차를 받아보니 미리 말도 없이 옵션이 여기저기 빠져 있다면 어떨까요.
수입차 업체는 반도체 대란만 탓하고 있습니다.
포커스M, 박은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직장인 A 씨는 1억 원이 넘는 수입차를 계약하고 다섯 달을 기다렸습니다.
차량을 받은 A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계약사항에 있었던 옵션이 여러 개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A 씨 / BMW 구입 고객
- "안개등이 없어졌고요. 좌석 시트 위치를 기억하는 기능이 보조석이 빠졌고, 트렁크 쪽에서 누르면 시트가 접히는 기능이 빠져서 좌석에서 당겨야 돼요."
게다가 A 씨는 딜러사로부터 옵션이 변경된다는 안내를 한 번도 못 받았습니다.
항의를 하고서야 차량의 연식이 2022년형으로 바뀌면서 옵션이 무더기로 빠졌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BMW 측은 딜러사들에게 달라진 옵션을 통보하기 전에 일부 고객에 차량이 인도됐다고 밝혔습니다.
옵션이 빠지는 일은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포르셰는 핸들을 자동 조정하는 옵션이 빠졌고, 벤츠는 LTE 통신 모듈이 없는 차량을 출고하기도 합니다.
미국 내 테슬라 일부 차량은 이번달부터 차량 내 USB 포트가 빠졌습니다.
▶ 인터뷰 : 테슬라 관계자
- "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옵션이) 없어지는 경우는 종종 있고요. "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시스템을 제어해주는 전문 차량용 반도체가 빠지면 해당되는 장치를 쓸 수가 없는 거에요. 마이너스 옵션이 추진된다고 볼 수 있죠"
▶ 스탠딩 : 박은채 / 기자
- "계속되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지난달 자동차 생산 대수는 전년 대비 21.6% 감소했습니다. "
차량용 반도체는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이준명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
- "PC나 모바일 서버에 활용되는 반도체에 비해서 차량용 반도체가 부가가치도 낮고, 높은 안정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생산을 확대할 유인이 적습니다. "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완성차 수급 상황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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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영호 기자·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