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태국 등 각국 공용화장실에서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화장실에서 감염 전파가 많은 이유는 공기 중 바이러스와 세균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변과 소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된다. 이들이 볼일을 본 뒤 변기 물을 내리면, 대소변 속 바이러스와 세균이 물 소용돌이에 부딪혀 미세 입자가 되고 공기 중에 퍼진다. 감염자 대소변 에어로졸인 것이다.
이 에어로졸은 1~6m 이상 날아가 수십초간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닌다. 주변 세면대·수도꼭지·손잡이 등에 떨어져 오염시킨다. 실제로 올해 초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기관사 등 49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사건의 원인으로 공용화장실 수도꼭지가 지목되기도 했다.
공용화장실에서 이를 닦거나 가래를 뱉는 행위도 위험하다. 함께 화장실을 사용한 회사 동료나 유치원 친구들을 감염시킨 사례가 있었다. 모 대형병원에서 감염자가 양치하며 뱉은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흐름을 타고, 옆 병실로 이동해 집단감염을 일으키기도 했다.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감염된 셈이다.
공용화장실 뿐 아니라 가정집 화장실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감염자 대소변이나 침에서 나온 바이러스 입자는 환기구를 통해 다른 층 화장실까지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65명이 확진된 사례를 보면, 화장실 환기구 근처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2003년 홍콩아파트에서 300여명이 사스에 집단 감염된 사례에서도 화장실 바닥 배수구와 환기구 근처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그렇다고 화장실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은 매일 평균 5~6번은 배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바이러스 케어 솔루션 전문 세스코가 위드 코로나 시기에도 안전하게 화장실을 사용하는 다섯가지 방법을 조언했다.
첫째, 감염병 유행기에는 공용화장실에서 마스크를 꼭 쓴 채 가능한 짧게 머문다. 마스크는 화장실 공기 중 바이러스와 세균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패막과 같다. 평소 잘 쓰고 있던 마스크를 화장실 들어오며 벗는 사람도 있는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주의한다. 양치나 가래 뱉는 일도 삼간다.
둘째, 변기 사용 후에는 반드시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린다. 뚜껑을 덮어야 대소변 속 바이러스와 세균이 화장실 공기 중에 퍼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변기 뚜껑이나 물 내림 손잡이를 잡은 행위가 바로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니 안전한 화장실을 위해 습관화한다.
셋째,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에는 항상 손을 깨끗하게 닦는다. 용변을 보지 않았더라도 세면대가 보이면 수시로 손을 씻는다. 손 씻기는 액체 비누가 효과적이다.
넷째, 화장실 물체를 만진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신선할수록 활동성이 좋은데, 감염자가 만진 지 얼마 안 된 손잡이를 잡는 것만으로 감염병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 수도꼭지나 문고리는 휴지로 감싸 잡는다. 공용화장실 출입문은 어깨나 몸으로 밀고 나간다. 화장실 사용 후 손을 닦지 않고 손잡이를 잡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섯째, 화장실 공기를 관리한다. 추운 겨울에도 창문을 활짝 열어둔다. 아파트에서도 환풍기를 틀어야 위아래 세대의 공기가 유입되지 않는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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