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파는'사람이 '사는' 사람보다 많다…7개월 만에 최저

7개월 만에 매매수급지수 100 이하 기록
도심권(용산·종로·중구)만 100 이상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신고가 거래도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올 4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집을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뛴 상태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와 시중 금리 인상이 더해져 주택 수요가 주춤하는 모양새입니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강북 지역은 물론 대출이 중단된 강남 지역도 '매수'보다 '매도'하려는 사례가 더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같이 매수자들의 관망세와 거래 침체가 계속되면 서울의 아파트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6으로, 지난 주의 100.9보다 1.3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집계해 분석한 수치로, 100을 기준선으로 잡아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합니다. 즉, 이번에 기록한 99.6의 매매수급지수는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음을 의미합니다.

매매수급 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올해 4월 5일(96.1) 이후 7개월 만입니다.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103.5)을 제외한 4개 권역(동남·동북·서남·서북)이 모두 100 이하의 매매수급지수를 기록했습니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의 경우 지난 주(101.5)보다 2포인트 하락해 99.5를 기록했고, 서남권은 100.9에서 1.2포인트 밀린 99.7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북권은 101.0에서 99.4로 떨어졌고, 서북권은 2주 전부터 100 이하의 매매수급지수를 이어가며 지난주(97.9)보다 0.3포인트 떨어진 97.6을 기록했습니다. 서북권이 5개 권역 중 매수심리가 가장 약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세수급지수도 100.8을 기록해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매 안내 모습/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흐름은 가계부채와 집값 조절을 위해 꺼낸 강도높은 정책이 크게 작용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중은행 담보대출 금리는 기존 3% 후반에서 5% 초중반까지 올랐고, 전세자금 대출금리도 3~4%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전월세 전환율(2.75%)을 웃도는 수치로, 주택 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매매 및 전세 시장이 꽉 막힌 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는 22일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이 예정돼 있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아파트 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발생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699건으로, 201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10월에 접수된 건수도 현재까지 2078건에 불과합니다. 아직 이달 말까지 지켜봐야하겠지만 9월 거래량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주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3%로, 상승폭은 좁아지고 있으나 아직 하락 전환하지는 않았습니다. 거래는 줄어들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등 선진국의 유동성 축소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작지만, 지역에 따라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일부 하락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