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이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미팅은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바이오 투자회사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진행됐다.
누바 아페얀 의장은 1999년 프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을 설립해 모더나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바이오회사를 발굴해 투자한 업계 리더다. 미국 MIT에서 바이오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졸업 직후부터 수 십개의 바이오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하거나 설립을 지원해왔다. 특히 2009년 모더나를 공동 설립한 뒤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회사의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아페얀 의장과의 면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의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한 뒤 8월부터 생산중이다. 지난달에는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출하돼 전국의 방역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면담 때 삼성에서 준비중인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관련 내용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가 맺은 계약은 코로나19 백신 완제생산(DP)이다. 이는 모더나 백신 원액을 들여와 충전·포장하는 역할을 말한다. 이보다 중요한 것이 원료의약품 생산(DS) 과정이다. 현재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원료 생산을 맡은 곳은 스위스 론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인천 송도공장에 mRNA 백신 원료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등 DS 부문 진출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다. 그는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난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바이오 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3곳을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외에도 백신,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파이프라인 확대와 고도화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가 면담을 마친 뒤 친밀한 모습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
두 회사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5G 홈(5G FWA) 서비스를 상용화한데 이어 2019년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5G를 넘어 6G 등 차세대 통신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지난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처음 만난 뒤 10년 이상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양 사의 대규모 계약에서도 이 부회장이 베스트베리 CEO와 연쇄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등 직접 영업에 나서 성공시켰다는 후문이다.
모더나와 버라이즌 면담 뒤 이 부회장은 현재 미국 워싱턴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를 앞두고그는 조만간 바이든 행정부 고위인사를
재계 관계자는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이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하기로 한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이라며 "이번 면담은 이 부회장이 그동안 다듬어 온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글로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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