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외환보유액 증가 영향에 대외금융자산 2조1040억달러 역대 최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이 서학개미 등의 해외 투자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늘면서 사상 최대인 2조10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아울러 외국인 등 비거주자의 증권투자 감소로 대외금융부채가 크게 줄어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은 6월 말보다 306억달러 많은 2조1040억달러였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증권투자(83억달러), 직접투자(84억달러)와 중앙은행 준비자산(99억달러) 등이 고루 늘었다.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전분기말보다 879억달러 감소한 1조4948억달러였다. 비거주자의 증권투자(-897억달러)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처럼 대외금융자산은 늘고 대외금융부채가 줄면서 순대외금융자산도 609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6월 말과 비교하면 무려 1185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이새롬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과장은 "대외금융자산과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 수준인데,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와 직접 투자가 늘어난데다 한은의 외환보유액도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 배분에 따라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출자 지분을 반영해 한국에 약 117억달러 상당의 특별인출권(SDR)을 배분했다. SDR은 언제라도 달러 등 주요국 통화로 교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 외환보유액에 포함돼 대외금융자산으로 잡히는 동시에 대외 장기채무로도 계상된다. 이에 따라 대외채무도 전분기말보다 66억달러 늘어난 6108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단기외채비율 등 채무 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의 비중은 26.9%로 전분기말 대비 2.5%포인트 떨어졌고, 우리나라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35.5%)도 3.7%포인트 낮아졌다. 대외채권 또한 사상최대인 1조754억달러 였으며,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646억달러로 3개월 사이 77억달러가 늘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 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