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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에서 팀 스위니 미국 에픽게임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애플의 인앱결제 정책에 맞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 팀 스위니 미국 에픽게임즈 대표가 한국을 찾아 앱 개발자들을 향해 이 같이 주장했다.
앱 장터에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갖춘 애플이 글로벌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 앱 장터에서 고액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물리는 관행이 바뀌지 않을 경우 혁신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회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해 이 같이 호소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앱공정성연대가 마련한 이 세미나에는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 마크 뷰제 미국 매치그룹 수석부사장 등 해외 고위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 중에서도 청중들의 관심은 단연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였다.
그는 지난 8월 대한민국 국회가 세계 최초로 구글과 애플 등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한국인이다(I am a Korean)"라고 호응해 관심을 모았다.
미국 사업가가 한국의 법령 개정에 지대한 관심을 표한 이유는 그가 애플 앱 장터 정책의 최대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30%의 앱 수수료로 폭리를 취해 온 애플의 앱 장터 정책에 반발해 자체적으로 게임 아이템 구입이 가능한 제3자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격분한 애플이 에픽게임즈 게임을 앱 장터에서 퇴출시키고 개발자 계정마저 무효화하자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공교롭게도 한국 국회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 법안이 통과한 직후 에픽게임즈는 미국 항소법원에서 "애플은 외부결제를 허용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한국의 입법 취지와 비슷하게 미국 항소법원도 "애플이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위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우리는 지금 메타버스라는 3차원의 소셜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은 메타버스를 창출하는 기업들을 방해하고 높은 커미션을 부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에 저항하다 '미운털'이 박혀 앱 장터에서 퇴출된 자사 피해 사례가 다른 기업들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취지다.
그는 "애플과 구글이 앱 결제 수수료를 얼마나 낮추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핵심은 앱 장터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게임 등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시장 전체에서 별다른 서비스 제공 없이 수수료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방송통신위원회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의 하위 법령인 시행령과 고시 등을 이르면 오는 19일 입법예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위법령의 핵심은 구글, 애플과 같은
세미나에 참석한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개정 작업을)촘촘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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