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팟 프로(왼쪽)와 에어팟 3세대. [사진 = 애플] |
하지만 에어팟 3세대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흰색' 단일 색상으로만 출시됐다. 애플의 무선이어폰 출시 기조를 보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지만, 다양한 색상을 출시하는 삼성전자 등의 경쟁사와 비교하면 큰 차별성을 보인다.
↑ 갤럭시버즈 프로. [사진제공 = 삼성전자] |
애플 제품을 분석·리뷰하는 107만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버에 따르면 애플이 에어팟을 흰색으로만 출시하는 이유는 '애플 이어폰 = 흰색'이라는 차별성을 유지하고 제품을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그렉 와이어트는 "에어팟이 출시되기 전인 아이팟 때부터 애플은 이어폰을 흰색으로만 출시했다"며 "이는 자사 제품이 다른 사람에게 눈에 잘 띄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1년 출시된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은 다른 제품들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았다. 더군다나 아이팟 사용자들은 기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기 어려웠다.
아이팟은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외부의 시선에서 눈에 띄는 제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를 인식한 애플은 이어폰에 차별성을 두기 시작했다. 그 방법이 '색상'이었다.
당시 많은 카세트 테이프, CD플레이어의 이어폰과 헤드셋은 대체로 어두운 색상이 주를 이뤘지만 애플은 과감히 흰색을 선택했다.
↑ 아이팟 미니. |
애플의 전략은 어느정도 통했다. 현재 '무선이어폰은 애플' '에어팟은 흰색'이라는 공식이 대중들의 인식에 크게 자리잡혀 있다. 경생자들이 에어팟 디자인과 색상을 모방해도 애플 제품이 먼저 인식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흰색은 애플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상징성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계속해서 될지는 미지수다. 이 관계자는 "에어팟맥스는 여러가지 컬러를 입히고 출시되었으며 최근들어 애플이 컬러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에어팟에도 언젠가 컬러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 천하'라 불리며 사실상 무선이어폰 시장을 독점하던 애플의 입지는 최근 크게 줄어 들고 있다. 샤오미와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2019년 54%에서 2020년 31%로 크게 줄어들었다. 1년새 23%p 하락했다.
올 들어서 점유율 하락세는 더욱 거셌다. 올해 1분기는 애플은 26% 점유율로 지난해 전체 점유율보다 5%p 하락하더니 2분기엔 23%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하면 올해 애플의 점유율은 20% 초반대가 확실시된
반면 경쟁사들은 날이 갈수록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샤오미는 10%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7%) 대비 3%p 올랐다. 3위인 삼성전자는 6%에서 7%로 상승했다. 이어 JBL, 제이랩, QCY 등이 한 자릿수대로 경합하는 양상이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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