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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매경 DB] |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지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평균 1%를 넘기지 못했다. 100명 중 1명도 채 임원으로 진입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대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2011년 0.95%에서 2021년 올해는 0.76%로 더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직원이 임원이 될 수 있는 경쟁률도 2011년 105.2대 1에서 131.7대 1로 더 치열해진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3일 '2021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한 결과에서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3만 771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4만 7442명보다 9727명(1.1%↓) 줄어든 숫자다.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은 6578명에서 6361명으로 감소했다. 임원 217명(3.3%↓)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비율만 놓고 보면 직원보다 임원 자리 감축 속도가 빨랐다. 전년대비 올해 기준 직원 45명 당 1명꼴로 임원 자리가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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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100대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임원 승진 확률 0.95%)→2015년 106.8명(0.94%)→2018년 124.5명(0.8%)→2019년 128.3명(0.78%)→2020년 128.8명(0.78%)으로 점점 높아졌다. 올해는 131.7명으로 지난해 보다 많아졌다. 이렇다 보니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더 낮아졌다. 2011년 당시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0.95% 수준이었다. 이후 2015년(0.94%)→2018년(0.8%)→2019년(0.78%)→2020년(0.78%) 순으로 낮아지더니 올해는 0.76%까지 내려갔다. 임원 승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011년 당시 100대기업 직원은 69만 6293명, 임원은 6610명이었다. 10년이 지난 2021년 올해는 직원은 14만 1400명 넘게 늘었지만, 임원은 250명 정도 줄어 대조를 보였다.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매년 대기업의 임원 수를 줄이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가 임원 자리 감축에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회사별로 임원 승진 가능성은 제각각이었다.
현대코퍼레이션(15.9명)과 LX인터내셔널(21.4명)은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20명 내외 수준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임원 승진 가능성이 다소 높은 편에 속했다. 이와 달리 기업은행은 올해 전체 직원 수는 1만 3813명인데 미등기임원은 15명으로 직원 920.9명당 임원 1명꼴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대형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형 은행에 입사해 미등기임원으로까지 진입하려면 최소 500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도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도 큰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52.3명 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올라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타(他)업종에 비해 비교적 임원이 될 기회가 컸다. 무역(64.9명), 석유화학(73.9명), 보험(77.5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통분야는 직원 320.5명 당 한 명만 임원으로 등극할 수 있어 다른 업종보다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매장 직원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등극할 확률은 다소 낮은 편에 속했다. 이 외 조선·중공업(209명), 철강(202명), 항공·해운(199명), 건설(173.9명), 자동차(146.7명), 전기·전자(134.6명), IT·통신(119.3명) 업종도 임원 승진 경쟁률은 100대 1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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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지난해 101.7명→올해 106.2명), SK하이닉스(189.5명→189.1명), LG전자(127.7명→128.8명), 현대자동차(150.1명→147.8명)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4대 기업 중 현대차만 임원 1명이 관리 직원 수가 전년대비 감소하고 나머지 3개 대기업은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이 조금씩 멀어졌다는 의미다.
100대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가장 많았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파악된 미등기임원은 1052명. 여기에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057명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1명 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2015년(83.3명)→2016년(89.8명)→2017년(94명)→2018년(97.4명)→2019년(100.1명)→2020년(101.7명)→2021년(106.2명)으로 다소 증가 추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확률도 2014년 1.24%에서 2021년 올해는 0.94%로 소폭 낮아졌다. 그나마 올해 100대기업 평균 0.76%보다는 다소 높았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최근 대기업들은 사업 속도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 직급별 단계를 좀더 단순화하고 인원 수도 줄이고 있는 추세여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과거보다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올 연말 인사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젊고 유능한 임원들을 전진 배치해 신사업을 선
한편 이번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수를 비교 조사했다. 조사는 사내 및 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이하 임원)으로 한정, 직원 수는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인원을 기준으로 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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