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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가 이달 20일 발표한 '라이프 앳 홈 리포트(Life at Home Report) 2021'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전보다 집에 대한 애정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이케아는 올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4개국 소비자 3만43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집에서 활동하는 데 적합하도록 공간을 새롭게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또 집에 변화를 주려 했다는 47%의 응답자는 이전보다 집에 더 호감을 느끼고 안정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수면(55%, 복수응답)과 휴식(53%)이 집에서 행복을 느끼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과라고 꼽았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자들이 다중이용시설에서 즐겼던 취미를 집에서 즐기고자 지갑을 열고 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 업체 티몬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처음 시행된 지난 7월 12일부터 9월 12일까지 두 달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CPU·메모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 증가했다. 또 메인보드는 96%, 게이밍노트북은 80%, 그래픽카드는 51%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전 피시방에 다니며 게임을 즐기던 소비자들이 거리두기가 길어지자 각자의 가정에 고사양 컴퓨터를 구비하거나, 직접 조립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PC게임 등 실내 취미 용품 매출은 그간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 때마다 늘어났다.
앞서 게임용품 인기 브랜드인 로지텍이 올해 1월과 지난해 10월 롯데온 라이브방송을 진행할 때도 준비된 상품 대부분이 소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매출이 방송 때마다 약 1억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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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은 '홈(Home)'과 '술'을 더한 표현이다. '집에서 술을 즐긴다'는 뜻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홈술족의 특징은 향과 맛을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술을 선호한다는 것인데 이들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와인 시장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해 상반기에만 와인 143만병을 판매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 173만병의 약 80% 상당이 올해 들어 반년 만에 소진된 것. 현대백화점도 올해 8월 13일부터 9월 11일까지 추석 선물 세트 매출을 중간 집계했을 당시 와인 판매량이 전년보다 50.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게임과 음주 모두 기존에는 집 밖에서 즐기던 문화였는데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탈출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집에 있는 동안 삶의 질을 높여줄 취미 상품에 앞으로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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