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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가상인간 오로지(한국), 화즈빙(중국), 이마(일본).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 캡처] |
가상인간 대세다. 사생활 스캔들이 없고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이점에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동에 제약이 많고 다수가 모이는 것에 자유롭지 않는 코로나 시국에 가상인간 활용은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가상인간은 단연 '로지'다. 본명은 '오직 단 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오로지'로 순수 한글 이름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로지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22살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콘텐츠 전문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가 만든 로지는 인스타그램에서 일반인처럼 활동하다 지난해 12월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로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현재 9만9000명이다.
로지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지난 7월 로지가 출연한 신한라이프 광고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자 로지는 금세 유명새를 탔다. 당시 광고를 접한 사람들은 "너무 예쁘다 사람아니냐" "진짜 사람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5초와 30초짜리 2건으로 만들어진 이 광고는 1일 기준 각각 1116만회, 971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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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찌와 삼성전자가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한 '가옥 스마트 가이드'를 체험한 로지.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
수익도 상당하다. 백승엽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 대표에 따르면 로지는 각종 광과와 협찬으로 올 연말까지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로지는 지금까지 반얀트리 호텔부터 쉐보레 전기차, 신한라이프, 구찌X삼성전자, 마틴골프, 질바이질스튜어트 등의 광고와 협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도 유명한 가상인간 '이마'와 '화즈빙'이 있다.
일본 스타트업 AWW가 2019년 만든 '이마'는 이미 35만 팔로워를 지닌 일본에서 꽤 유명한 가상인간이다. 분홍색 단발머리에 전형적인 일본 아이돌 스타일을 한 이마는 유명 가구 브랜드 광고 수입 등으로 지난해 7억원을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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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가상인간 '이마'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
중국에서는 최근 가상인간 '화즈빙'이 화두로 떠올랐다. 화즈빙은 칭화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한 새내기다. 화즈빙이란 이름은 칭화대의 '화', 즈푸의 '즈', 샤오빙의 '빙'을 모아 만들었다.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화즈빙은 칭화대 컴퓨터학과 지식공정실험실이 개발했다. 칭화대 탕졔 교수, 베이징즈위안인공지능연구원(BAAI), AI 기업 즈푸와 샤오빙이 공동으로 작업했다. 지난 6월 칭화대 컴퓨터학과에 입학했다는 설정을 부여했고, 화즈빙은 중국 제1호 가상인간 대학생이 됐다. 학교는 이미 학생증과 이메일 계정까지 발급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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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인간 '화즈빙'. [사진출처 = 틱톡 캡처] |
이어 바람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여유러운 표정으로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연주하며 부른다. 화즈빙의 매력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은 결국 틱톡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관련 시장은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기업이 인플루언스에 쓰는 마케팅 비용은 지난 2019년 80억달러(약 9조원)에서 내년 150억달러(약 17조원)로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 자료를 인용해 이 중 상당 부분은 가상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광고 업계에서 가상인간은 블루칩으로 떠오른다. 가상인간은 여러 제약에서 자유롭고, 모델 관리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가상인간이 광고 모델로 발탁된 후 불미스러운 사생활 스캔들로 광고가 중단될 염려가 없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일반 광고 모델은 사생활 리스크가 언제 터질지 몰라 시간폭탄처럼 여겨지는 반면 가상인간은 통제가 가능하다"며 "최근 가상인간 마케팅
블룸버그 역시 "가상 인간은 스캔들이나 정치적인 발언 등 사생활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작고, 국경을 넘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 시대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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