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 티구안, 티록, 골프(사진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폭스바겐코리아가 1년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잇달아 내놓은 신차 4개 차종 모두 대박났다.
소형세단 제타, 중형세단 파사트 GT, 소형 SUV 티록, 준중형 SUV 티구안이다. 4개 차종은 경쟁차종보다 많이 판매됐다. 경쟁차종이 없으면 부전승을 거둬들였다.
인기 비결은 가격 파괴와 보증 강화에 있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떨떠름한 '가격 반란'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보증 프로그램도 탐탁지 않게 여겨졌다. 볼보에 이어 또다시 수입차 가격 및 보증수리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의 가격 반란에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소비자 응원에 힘입어 폭스바겐은 5000만원 이하 수입차 시장에서 '절대 강자'가 됐다. 수입차 대중화 선봉장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장악한 국산차 시장도 넘보고 있다.
4개 차종으로도 아직 배고픈 폭스바겐은 '가격 파괴' 원조 모델인 골프도 5년 만에 다시 한국에 가져온다. 내심 '5전5승'을 기대하고 있다.
↑ 제타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충격적인 가격에 내놨다. 기존 모델보다 실내공간을 넓어지고 편의·안전성을 향상했지만 가격은 400만~700만원 내렸다.
여기에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로 가격 반란 효과를 극대화했다. 자동차 금융상품을 이용하면 14%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가격은 2329만~2533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국산 준중형세단인 현대차 아반떼(1500만~2500만원)를 살 가격에 수입차를 살 수 있다.
↑ 파사트 GT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가격은 4435만~5321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3700만원대로 떨어졌다. 4000만원도 저렴하다고 여겼던 수입 중형세단이 3000만원대에 나온 셈이다. 수입차 업계 최고 수준인 5년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적용받았다.
올 1월에는 소형 SUV 티록을 3599만원에 출시했다. 독일보다 최대 1500만원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국산 준중형 SUV를 장악한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다.
↑ 티록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7개월 만에 돌아온 티구안은 4000만원대 중후반대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 저렴해진 4060만원으로 책정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적용하면 가격이 3802만원까지 내려갔다. 5년15만km 보증연장, 사고 수리 토탈케어 서비스로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한층 끌어올렸다.
↑ 티구안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지난 3월에는 파사트 구매자를 대상으로 타던 차를 반납하면 추가로 450만원을 할인해주는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Trade in program)'을 선보였다.
6월에는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가성비 높은 수입차를 찾는 20~30대를 겨냥해 역대급 할인율을 적용하는 '슈퍼 세이브' 캠페인을 펼쳤다.
티록 구매자는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진 할인율 18%에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차량 반납 프로그램 이용하면 최대 100만원을 보상받았다. 티록 스타일 트림은 2800만원대로 가격이 떨어졌다.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수준으로 내렸다.
↑ 티구안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올 상반기 가격대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다. 제타는 2000만원대 수입차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제타 1.4 TSI(2949만원)는 2418대가 판매되면서 수입차 7위를 기록했다.
티록은 미니(MINI)와 함께 3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을 양분했다. 티록 2.0 TD는 1631대가 팔리면서 이 가격대에서 1위를 기록했다. 미니 쿠퍼 5도어는 1356대로 그 뒤를 이었다.
티록 2.0 TDI는 6월에만 1029대가 팔리면서 수입차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입차 단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까지 물리쳤다.
↑ 파사트 GT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폭스바겐도 4개 차종에 힘입어 올 상반기 총 8752대를 판매했다. 전년동기보다 18.2% 증가했다. 수입차 평균 판매증가율 15.2%를 상회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에 이어 판매 4위도 달성했다.
티구안은 지난 8월 1014대가 판매됐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3132대)에 이어 수입차 판매 2위 자리를 꿰찼다. 수입 SUV로 국한하면 판매 1위다.
티구안이 가세하면서 폭스바겐은 수입차 브랜드 중 네 번째로 1만대 클럽에 안착했다. 올 1~8월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보다 17% 증가한 1만998대다. 수입차 평균 판매증가율 14.3%를 넘어섰다.
↑ 신형 골프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골프는 1974년 출시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3500만대 이상 팔린 게 이를 증명한다. 판매대수가 1000만대 넘으면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 대접받는데 3배 이상 팔렸다.
골프는 '해치백 무덤'이라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골프 6세대와 7세대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으로 수입차 판매 톱10에 포함됐다.
KAIDA에 따르면 골프 2.0 TDI는 2009년 9위로 톱10에 첫 진입한 뒤 2010년 4위, 2011년 5위, 2012년 7위, 2013년 8위, 2014년 4위, 2015년 4위를 기록했다.
수입차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2013년 국내 출시된 7세대 골프는 '2000만원대'에 나왔다. 독일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서 '가격 파괴'에 나섰다.
그러나 2016년 7월부터 국내에선 더 이상 판매되지 않았다. 2015년 9월 터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여파다.
후속모델인 7세대 페이스리프트도 국내 출시되지 않았다. 8세대 신형 골프는 2019년 10월 공개된 뒤 두달 뒤부터 유럽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해 유럽에서만 31만2000대가 판매되며 '골프 클래스' 위상이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 신형 골프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전장x전폭x전고는 4284x1789x1456mm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636mm다. 공기저항계수는 0.3Cd에서 0.275Cd로 낮아졌다. 공기역학적 디자인, 공기저항계수를 최적화한 사이드 미러, 공기저항을 줄인 지붕 뒷부분 모서리와 스포일러, 폭넓게 적용된 차체 하부 패널 등을 적용한 효과다.
실내는 디지털화됐다. 3세대 모듈형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MIB3)가 그 중심에 있다. 10인치 디스플레이 디지털 계기판(디지털 콕핏), 8.25인치 터치스크린,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을 채택했다.
음성 제어 기능도 갖췄다. "안녕 폭스바겐(Hello Volkswagen)"으로 활성화된다. 내비게이션, 에어컨, 전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 폭스바겐 서비스 [사진 출처 = 폭스바겐] |
트래블 어시스트는 시속 210km 이하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운전자가 조향, 가속, 감속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도 운전할 수 있는 보조 기능을 지원한다.
신형 골프는
신형 골프 2.0 TDI는 3000만원대에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차종들처럼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가격반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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