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서울의 한 던킨도너츠 매장. [신미진 기자] |
점심 시간임에도 불구 테이블 5개중 4개가 비어있었다. 홀을 정리하던 가맹점주 A씨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빈 테이블을 연신 닦아내는 그의 표정에서 복잡한 심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같은 시간 서울의 던킨 직영점에는 총 6팀이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일부 인기 도넛 메뉴 매대는 비어있기도 했다. 다만 커피류를 제외한 도넛을 주문한 곳은 1팀에 불과했다. 대학생 김모(24)씨는 "학원 수업을 기다리면서 종종 도넛으로 식사를 때우는데, 오늘은 샐러드만 구매했다"고 말했다.
SPC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도너츠의 비위생적인 공장 영상이 공개되자 가맹점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던킨뿐 아니라 같은 계열사인 파리바게뜨까지로 불매운동이 번졌기 때문이다. 전날 KBS는 공익신고자의 제보를 받아 던킨 도넛 안양공장 내부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도넛 제조시설 환기장치에 기름때가 껴있고, 바로 아래 밀가루 반죽에 기름이 섞여들어가 있는 등 비위생적인 제조공정 모습이 담겼다.
던킨도너츠 안양 공장은 전체 생산량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던킨 가맹점주들이 매 분기마다 현장답사를 다녀가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안양공장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한 상태다. SPC 측은 일단 식약처의 최종 점검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대내외적인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30일 오후 서울의 한 던킨 매장. 인기 도너츠 매대가 비어있다. [신미진 기자] |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던킨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어 가맹점 피해가 예상된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던킨뿐 아니라 배스킨라빈스와 파리바게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떠앉게 생겼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있다.
특히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물류 대란'에 이어 이중고를 겪게 됐다. 현재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리바게뜨 운송 파업이 한 달간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가맹점은 빵 재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물연대 측은 SPC가 노조를 계획적으로 탄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이날 오전까지는 매출에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도 "한 식구로서 상황이 안타깝고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던킨의 위생논란에 불똥이 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소비자들의 '빵 포비아'로 번질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때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국내 도넛 시장은 노티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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