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가 꼭 끼게 감싼 디자인으로 한때 패션 트렌드의 상징처럼 여겨진 '스키니진'이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1996년 이후 태어난 'Z세대'가 바로 전 세대인 밀레니얼세대(M세대)의 유행을 '촌스럽다'라며 조롱하면서부터다.
시작은 지난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거 게재된 'M세대 vs Z세대' 게시물이었다. Z세대 SNS 이용자들이 '스키니진 반대(No Skinny Jeans)'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스키니진을 버리거나, 불태우는 영상을 찍어 올리기 시작한 것.
스키니진 여러 벌을 쓰레기통에 던져넣는 영상을 찍은 한 해외 누리꾼은 "스키니진은 M세대의 산물"이라며 "촌스러운 옛날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초등학생들은 스키니진을 '엄마 바지'라고 부른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키니진 유행은 지난 2006년께부터 시작했는데 이를 즐겨 입고 자란 2030 세대가 이제 부모 세대가 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스키니진의 수난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주요 의견 중 하나는 몸매를 부각하느라 활동성이 떨어지는 스키니진 대신 활동하기 편한 '와이드팬츠'와 '오버사이즈' 옷들이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SNS 틱톡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스키니진을 입으면 앉거나 돌아다니는데 불편하다", "날씨가 더운 여름에 입으면 땀이 많이 난다. 와이드팬츠가 훨씬 낫다" 등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을 따르지 않고 내가 입고 싶은 걸 입겠다"는 인식이 확산한 게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단순히 시간이 흐르면서 유행이 바뀌었다고만 보기에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패션은 돌고 도는 것이다. 굳이 따를 필요가 없다", "주머니에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실용성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미국의 의류학자 엠마 맥클랜던은 이와 관련,
맥클랜던은 "그간 스키니진 광고는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을 강조해 왔다"며 "Z세대는 옷에 맞춰 다이어트한다는 고정관념을 거부한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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