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스포츠 카테고리의 선수들이 최대파워와 평균파워에 도달하는 데 관여하는 주요 근육. 파란색은 최대파워, 녹색은 평균파워로 표시됐다. |
국내 연구진에 따르면, 순간적 최대파워의 원천은 레슬링의 경우 안쪽넓은근의 두께에서, 씨름의 경우 장딴지근 두께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구력을 의미하는 평균 파워도 운동선수마다 다르게 나타나 운동 종목의 특성에 맞게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시행할 경우, 경기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치과대학 해부학교실의 김희진 교수와 이규림 박사, 용인대 체육과학대학 오태웅 교수, 충북대 의과대학 길영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 저널인 Scientific Reports(IF 4.379)에 '스포츠 종류별 운동선수의 근육 구조와 무산소성 파워 사이의 상관관계(Correlation Between Muscle Architecture and Anaerobic Power in Athletes Involved in Different Sports)'라는 주제로 최근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운동선수는 종목 특성에 맞게 근육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종목 맞춤형 신체로 변화한다.
그 동안 특정 근육발달과 운동능력 발휘의 연관 관계를 알고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단순히 근육 형태만 관찰하거나 연구대상의 카테고리를 명확히 하지 않은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특정 종목에서 근육발달과 운동능력의 연관 관계를 밝힌 연구는 미비했다.
연구팀은 종목별 운동선수의 근육발달 특성을 파악하고, 근육구조가 운동능력 발휘와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를 위해 용인대 소속으로 5년이상의 훈련 경험을 가진 복싱, 태권도, 축구, 레슬링, 씨름(각 10명), 유도(8명) 선수 총 58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 및 무산소성 파워 측정을 시행했다.
무산소성 파워 측정은 전자식 에르고미터(ergometer)를 사용해 워밍업 단계(느린 페달링) 60초, 스프린트 단계(빠르고 강력한 페달링) 30초, 쿨다운 단계(느린 페달링) 60초로 설정해, 단계별로 '최대파워(peak power)'와 '평균파워(mean power)' 등을 측정했다. 무산소성 파워는 매우 심한 근육 수축의 반복·유지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반면 심폐지구력이라고도 표현하는 유산소성 파워는 호흡기관이나 순환계가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되는 운동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자 58명으로부터 획득된 해부학적 정보에 기반으로 '근육 두께 및 근육다발 각도'와 '무산소성 파워'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복싱은 최대파워 발휘에 기여하는 요소가 장딴지근 두께로 밝혀졌다. 장딴지근과 넙다리곧은근의 두께는 평균파워 발휘에 기여했다. 유도는 장딴지근 두께가 최대파워 및 평균파워 모두에 기여했다.
태권도는 넙다리곧은근과 장딴지근 두께가 함께 작용해 최대파워 및 평균파워 발휘에 기여했다. 축구는 가쪽넓은근 두께와 장딴지근 근육다발 각도가 최대파워 및 평균파워에 기여했다.
레슬링은 안쪽넓은근 두께가 평균파워 발휘와 유의한 관계가 있었지만, 최대파워 발휘의 경우 특정 근육 구조와의 통계적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씨름은 가쪽넓은근과 장딴지근 두께, 넙다리곧은근의 근육다발 각도가 최대파워 발휘에 기여했다. 평균파워 발휘와 특정 근육 구조와의 통계적 유의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유도선수들은 가장 강력한 최대파워를 보였고, 축구 선수들은 최대파워에 도달하는 시간이 가장 짧았다. 평균파워는 씨름 선수가 가장 강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희진 교수는 "다양한 선행 연구에서 가쪽넓은근이 추진력 발휘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근육으로 보고됐지만, 이번 연구결과 무산소성 파워 발휘에 기여하는 주요 근육은 운동 종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종목 훈련과 더불어 폭발력이 필요한 종목은 최대파워를 발휘하는 근육을,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은 평균파워를 발휘하는 근육이 집중적으로 발달할 수 있게 저항성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구성 및 시행한다면, 경기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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