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아우디·크라이슬러, '부당광고'로도 공정위 철퇴

자동차 배출가스를 조작해 논란을 일으켰던 아우디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코리아(옛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부당광고 혐의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법적 기준을 충족한 차량인 것처럼 거짓으로 광고해 소비자들을 속였다는 게 이유다.
8일 공정위는 아우디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코리아 등 2개 수입차 제조·판매업체에게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62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아우디폭스바겐에 8억3100만원, 스텔란티스에 2억31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인증시험 환경에서만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일상 운행에선 성능을 의도적으로 저하시키는 조작 프로그램을 차량에 설치했다. 실질적으로는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을 판매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들이 고의로 배출가스를 조작하고도 차량이 정상적인 것처럼 제품표시·광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의 승용차 보닛 내부에는 "본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했다고 표시됐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자사의 잡지인 '아우디 매거진'을 통해 "아우디 TDI 엔진은 유로-6을 이미 만족하고 있다"는 식으로 광고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문제의 차량들은 일반적인 주행 조건에서 질소산화물이 과다배출되며, 배출가스 저감장치 성능을 저하하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는 점에서 대기환경보전법도 위반했다"며 "표시·광고에도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환경과 소비자 건강·안전에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분야에서 거짓·과장 표시·광고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특히 표시·광고 당시에는 유효한 인증이었더라도 의도적 조작이 발각돼 인증이 취소된 경우에 대해 이 사건과 같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적극 적용할 방침이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