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란 커지면 계약 해지하는 본사…을-을 갈등 방치?

【 앵커멘트 】
이처럼 택배기사들과 대리점주들이 갈등을 빚고 있지만 정작 본사는 사실상 조용하게 덮는데 급급합니다.
본사와 계약한 대리점주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 조치도 없이 문제가 커지면 계약해지로 대응하는 식입니다.
오지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달 택배 본사가 한 대리점에 보낸 계약해지 통보문입니다.

배송에 차질이 생겨 고객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지적합니다.

일부 택배기사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며 태업을 벌인 탓이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전 A 택배 대리점주
- "(노조 소속 택배기사들이) 자꾸 괴롭히죠. 물건을 놓고 나가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고, 지사에서는 압박이 들어오고…."

오히려 본사 측이 계약 당사자인 대리점보다는 택배기사 말을 근거로 계약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전 B 택배 대리점주
- "많이 서운해요. (본사가) 대리점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게 가장 문제예요. 중재 역할이나 가교 역할을 하면 모르는데 …."

본사 측은 본사와 대리점, 택배기사로 이어지는 하도급 구조에서 섣불리 개입하기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 인터뷰 : 김용춘 / 전경련 고용정책팀장
- "본사가 개입을 잘못하게 되면 사실상 사용주로 오인을 받아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본사가 중재의 역할은 소홀히 하면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만 남발한다면, 또다른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박사영 / 노무사
- "노조의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는 전혀 살펴보지 않고 일방적이고 즉각적인 계약 해지서를 통보한 건 문제가 생깁니다."

이렇다보니 내부 갈등이 심각한 지역은 택배 본사가 직고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취재 : 정지훈 VJ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