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은 전체 인구의 30%가 겪을 정도로 현대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다. 하지만 어지럼증을 빈혈로 오해해 자가 치료를 하다가 병을 더 키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자가진단을 통한 치료보다는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어지럼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85만 5,60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높은 연령대에서 어지럼증의 발병 빈도가 높은 편인데, 60세 이상 어지럼증 환자는 41만 7,120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60대와 50대 여성 환자가 각각 11만 3,037명, 10만 3,572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 수를 기록했다.
어지럼증은 우리 몸의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몸의 균형 감각은 내이의 전정기관, 뇌기능, 자율신경, 근 골격계 등 다양한 신체 기관들이 협업하며 유지되는데, 이 기관 가운데 한 곳이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증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놀이기구를 탔을 때와 비슷하게 주변이 빙빙 도는 '현훈'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어지럼증으로 느껴질 수 있다. 또 앉았다 일어날 때 일시적으로 주변이 핑 도는 느낌의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들이 빈혈과 비슷해 철분제 복용 등을 통한 자가 치료를 시도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어지럼증과 빈혈은 차이가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빈혈은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빈혈의 주요 증상이 어지럼증이라고 알려졌지만, 빈혈로 어지럼증이 생길 가능성은 작다. 빈혈 증상의 대부분은 숨이 차거나 피로, 의욕 상실,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등이다. 보통 앉았다 일어날 때 '핑'하고 도는 어지럼증을 빈혈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어지럼증인 경우가 많다.
사람이 누워있다가 일어서게 되면 약 500~1,000㎖의 혈액이 중력에 의해 하체로 몰리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뇌혈류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때 뇌혈류가 6초 이상 중단되거나 수축기 혈압이 60mmHg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일시적인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기립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혈액 속 산소량이 부족해 발생하는 빈혈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지럼증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어지럼증의 치료법은 환자의 몸 상태와 원인 질환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주로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한 뒤 경과를 관찰하며 치료가 진행된다.
세란병원 박지현 진료부원장은 "어지럼증은 매우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기 때문에 진료를 통한 정확한 원인 파악이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재발 빈도가 높고 지속적인 어지럼증을 임의로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병이 더 악화할 수 있어 주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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