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서교동 가발매장 [사진 = 최아영 기자] |
고객의 60%가 20~30대 남성이라는 이 매장의 직원은 "아무래도 모발이식은 가격대가 너무 높아 그 대안으로 부분가발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대 근처의 가발매장에는 통가발, 반가발, 붙임머리 등 다양한 종류의 가발이 전시돼 있었다. 여성 전용 가발매장이다보니 모양이나 색깔 등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가발이 많았다.
피팅룸이나 가발을 자를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그 곳에서 가발 착용 후 커트나 드라이를 통해 고객의 얼굴에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해주는 식이다. 매장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도 탈모나 항암치료는 물론 패션의 일환으로 가발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탈모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자 가발을 구매하는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종 스트레스 등으로 탈모를 겪는 2030 세대가 증가하자 서울 신촌과 홍대 등 젊은이들이 주로 모이는 곳에 가발 가게들이 성업 중이다.
↑ 서울 마포구 서교동 가발매장 피팅룸 [사진출처 : 가발나라 홍대점] |
대학원생 A씨(26) "탈모 증세로 고민이 크지만, 학생 신분이어서 치료비용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며 "모발 심는 것을 알아보니 300모에 1000만원대라고 하더라. (병원에서) M자 탈모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그 정도가 일반적이라 설명해 줘 그냥 깔끔히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머니 사정이 얇은 2030세대가 눈길을 돌린 것은 다름 아닌 가발.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발의 가격대는 기장이나 재질, 모양에 따라 많이 다르지만 대개 6만원대~60만원대다. 300~400만원대에 이르는 모발이식 등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최근 가발을 구매한 20대 한 여성은 "일찍 탈모가 생겨 모발 이식을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 가발을 샀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20대 후반 남성 김모씨 역시 "원형탈모를 숨기려고 매일 흑채를 뿌리고 다녔다"며 "탈모약으로 인한 부작용까지 생겨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가발을 쓴 후 잃어버린 자신감과 건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대한가발협회에 따르면 가발산업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내 탈모인구 증가와 맞물려 가발산업 역시 성장하는 추세다. 두피관리와 모발이식 등을 포함한 시장 규모는 3조원대에 이른다는 게 대한가발협회 측 설명이다.
2030세대들이 가발을 사는 목적에는 꼭 탈모 증세를 가리기 위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분전환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패션 아이템의 일환으로 가발을 찾기도 한다.
↑ 서울 마포구 상수동 가발매장 [사진 = 최아영 기자] |
실제로 패션가발에는 앞머리용부터 묶음머리용, 올림머리용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히피펌, C컬펌 등 파마 종류에 따라, 브라운, 애쉬카키 등 색상 역시 여러 갈래다. 또 인모, 인조모같은 재질이나 모량 등으로도 종류가 나눠진다.
가발매장의 한 직원은 "휴가 나온 군인들도 멋내기용으로 가발을 구입한다"며 "젊은 남성 고객들은 주로 '투블럭' 헤어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직원은 "60만원짜리 인모 가발은 꾸준히 잘 팔린다"며 염색모 통가발과 부분적으로 염색한 '블리치' 관련 제품을 인기 상품으로 꼽았다.
인모와 인조모는 각각의 특징이 있다. 인모는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들어 인조모보다 비싸다. 특히 파마나 염색 등 변형이 가능하고 자연스럽다. 대신 인조모는 인모보다 가볍고 머리 모양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탈모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가발을 구매하기 전 주의사항이 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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