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봇'을 공개하고 로봇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테슬라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AI 데이' 행사를 온라인 개최하고 인간형 로봇 테슬라봇을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는 세계 최대의 로보틱스 회사"라면서 "일정 수준의 자각이 있는 로봇이 바퀴를 단 것이 테슬라 자동차이고 테슬라봇은 이러한 차를 인간의 형태로 변화시킨 것이라 보면 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머스크는 "테슬라봇은 친절하게 인간을 섬기는 존재가 될 것"이라며 "테슬라 자동차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FSD) 컴퓨터를 장착, 사람을 대신해 위험하고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대신해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봇은 키 172cm, 무게 57kg의 인간형 로봇이다. 8km/h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총 20kg의 짐을 옮길 수 있다.
머리에는 총 8개 카메라를 포함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흉통에는 FSD 컴퓨터가 자리를 잡는다.
다만 로봇 모형이 무대에 비치돼 있었을 뿐 프로토타입은 AI 데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테슬라는 시제품은 내년에 발표하고 수년 내 출시할 예정이다.
로보틱스 역량을 키워온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의 로봇 시장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았던 전기차 시장에 테슬라가 진입하고 돌파한 데 이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행사 직후 NBC뉴스는 "테슬라 로봇이 차량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신뢰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2016년 6월부터 부분 자율주행 차량 관련 31건의 충돌사고를 조사한 결과 이 중 25건이 테슬라 오토파일럿으로 인한 사고였으며 총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CNN은 "지나친 야심"이라며 "테슬라는 기존에도 발표 및 출시 일정을 지키지 못한 적이 많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 역시 "비전은 좋으나 머스크는 그동안 비전만으로 판매를 시작하더니 시제품 수준의 상품을 양산한 사례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테슬라는 그간 제품 공개 및 출시에 관해 과장한 이력이 있다"고 우려하며 "2019년 공개한 사이버트럭은 아직도 인도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자동차 제조사가 로봇공학을 연구 개발하는 사례는 테슬라가 처음이 아니다.
혼다가 1996년 '아시모'라는 로봇을 완성차 업체 최초로 선보인 데 이어 닛산, 토요타, 포드 등이 로보틱스 기술을 내재화하고 사업 추진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총 8억8000만달러(약 9600억원)를 투자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로보틱스를 주요 미래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투자와 연구개발을 추진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13년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처음 공개하고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세 차례 더 발표했다.
2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은 첨단 종합 기술의 산물이다. AI(인공지능)뿐 아니라 정밀하고 고도화된 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이 결합돼야 한다.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테슬라봇 발표에 앞
테슬라봇보다 22cm 작고, 32kg 무거운 아틀라스는 두 발로 딛고 뛰며 두 팔로는 중심을 잡는 인상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박소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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