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15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따른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박형기 기자] |
마통은 변동금리 대출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감이 있어 시장금리가 또 오르면 시차를 두고 A씨의 이자부담도 오르는 구조다. A씨의 배우자도 시중은행에서 6000만원을 신용대출했는데 이번에 만기가 도래해 연장하면서 역시 금리가 3%대로 올랐다.
A씨는 "기준금리가 올랐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앞으로 돈 들어갈 일이 많은데 한숨만 나오고 잠도 안온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B씨는 주택담보대출로 2억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부족한 돈은 지인을 통해 빌려 이자를 매달 주고 있다. B씨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B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장이 직격탄을 맞은지 이미 1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사채까지 써야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년 9개월 만에 인상하면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저금리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한 가계들의 이자부담이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대출을 받은 가계는 물론 앞으로 돈이 필요한 가계까지 이자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 벌써부터 한숨 소리가 들린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만큼 당장 급격한 상승은 없다고 하지만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최근 은행권이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을 명분으로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거나, 전세자금대출을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등 대출절벽 사태를 차주들은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용대출 한도도 은행권을 중심으로 줄이고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제공] |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대출 연채액이 1조7000억원, 연체율이 0.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가계의 연체액·연체율이 최대 4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현재보다 12조원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우리나라 가계 빚은 180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2분기에만 가계 빚은 40조원 이상 증가하며 역대 2분기 기준 가장 많이 늘었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로는 168조6000억원(10.3%) 늘어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생계형 자금 수요, 주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저금리 여파로 은행권 연체율이 최저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대출상환 유예 요인이 있고 앞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등도 예상되는 만큼 가계의 연체율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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