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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엽 ITI코리아 대표. [이승환 기자] |
권순엽 미국 정보기술산업협회(ITI) 코리아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당국에서 구글의 자체 시스템 결제방식을 이용하도록 하는 인앱결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며 "공정위 조사 결과 구글이 독점적인 권한을 남용했다는 결론이 나오고 나서 법을 만드는 게 논리적이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통과시키려는 국회 과방위의 법이 '신산업 출현에 따른 독점은 나쁜 것'이라는 잘못된 명제로 시작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정보기술산업협회(ITI)는 전 세계 유력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80여개사를 회원사로 둔 글로벌 단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빅테크 기업이 모두 속해있다. ITI 한국 지부인 'ITI 코리아' 대표를 맡은 권순엽 국제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광장 소속으로, 과거 SK그룹 통신담당 부사장, 하나로텔레콤 대표를 역임했다.
ITI코리아는 국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제출했다.
권 대표는 "한국만의 법이 바로 인앱결제 금지법이다. 법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은 기존 법 안에서 해결이 안됐을 때 필요한 것이지 않나"라며 "앱 마켓 사업자들 플랫폼 사업 자체가 문제라면, 어느 지점이 문제인지, 독점 남용은 무엇인지 근거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법은 그게 없다"고 지적했다.
인앱결제 금지법은 백화점 안에서 사업하는 사람이 백화점 결제 시스템 대신 개별 좌판을 깐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롯데백화점에서 결제하려면 그 공간에서의 포스기를 이용해 결제하는게 상식적이지 않나. 카드를 내든지, 현금을 내든지는 상관없는 것"이라며 "백화점은 이용하고픈데, 거기서 결제하긴 싫다는 발상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했다.
신산업이 생기면 독점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헨리 포드가 양산형 자동차를 내놨을 때 시장에선 처음 생기는 산업이니 자연히 독점이 생겼다. 그 자체가 문제라고 한다면 시장 논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외국 기업도 한국 기업과 똑같이 사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시장 개방을 늦추는 방식으로 그동안 한국 산업들이 커 왔다"며 "SK텔레콤이나 KT 같은 한국의 통신산업도 그런 방식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동등한 수준으로 대결할 정도로 한국 산업계 저변이 넓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회사가 어느 나라에서 시작했느냐에 따라 차별을 두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어렵다"며 "동등한 사업 기회를 보장한다는 것만으로 데이터센터 유치, 아시아본부 유치와 같은 후방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중국화에 따라 글로벌 허브 자리가 비었고, 한국에 기회가 생겼다는 얘기다.
외국계 기업의 적법한 세금 납부와 관련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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