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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노원점 지하 식품관 반찬코너에 고객들이 몰려있다. [사진= 신미진 기자] |
지난 17일 오후 7시께 찾은 롯데백화점 노원점 지하1층 식품관. 영업 종료시간이 가까워지자 반찬코너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당일에 판매하지 못한 반찬은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 '폭탄 세일'에 돌입한 것. 오징어볶음과 닭가슴살샐러드, 홍어회무침 등 한 팩에 3500~4000원인 반찬을 3팩에 1만원, 김치전까지 덤으로 얹어팔자 금세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백화점 식품관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높아지자 그동안 '백화점은 비싸다'는 인식을 깨고 근거리 쇼핑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식재료 값도 백화점 식품관 부활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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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잠실점 마스터쿡. [사진 제공=롯데쇼핑] |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대표 주거 상권인 노원점을 리뉴얼하고 반찬코너를 대폭 강화했다. 기존에는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는 델리 코너였다. 이곳에는 35년 경력 반찬 전문가 이금자 달인이 운영하는 데일리 반찬과 미찬 등이 입점했다.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직원이 반찬을 담아주는 방식에서 팩포장 중심으로 구성도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노원점뿐 아니라 잠실점과 강남점, 건대 스타시티점에도 지역 유명 반찬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결과 5개 점포의 반찬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고,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매장도 생겼다. 특히 일회성 고객은 감소하고 재구매 고객이 크게 늘었다. 강남점의 경우 최근 3개월간 10회 이상 반찬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전년대비 3.5배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단골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식품관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세계 경기점 푸드마켓 유료 멤버십 서비스 '신세계프라임'은 연회비 5만5000원을 내면 축산과 과일 등을 20~40% 가량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달 론칭 이후 한달 만에 회원수는 1000명을 돌파했고, 이들의 객단가는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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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 프라임 서비스. [사진 제공=신세계백화점] |
가격 문턱을 낮춘것도 한몫했다.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진미채볶음과 멸치볶음 등 반찬의 한 팩 가격은 3000~4000원으로 주요 새벽배송 온라인몰과 비슷하다. 찌개류와 볶음탕류는 2~3인분에 5000원~1만2000원 수준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의 경우 근거리 단골 고객을 잡는게 중요하다"며 "인근 대형마트, 대형마트도 경쟁업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감 세일도 묘미다. 백화점 밀키트 코너에서는 테이스티나인 유통기한이 임박한 '아라비아따 파스타(1~2인분)'를 기존 가격대비 50% 할인한 4450원에 내놨다. 델리 코너에서는 1만5000원짜리 모듬초밥을 대상으로 1+1 행사를 했다. 롯데백화점과 AK플라자 애플리케이션(앱) 라스트오더를 통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반찬과 디저트, 빵, 초밥 등을 20% 할인 판매하기도 한다.
식재료값 부담에 백화점 반찬 코너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싸게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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