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은 피임을 시행하지 않은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로 정의한다. 난임은 전체 부부의 15%가량이 이에 해당되고, 원인의 절반은 남성에게 있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한 임신을 하려면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데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정자의 질적·양적 개선을 기대하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정자가 만들어져 밖으로 나오기까지 총 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성삼의료재단 미즈메디병원(이사장 노성일) 비뇨의학과 김기영 주임과장은 "자연임신을 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모양과 활발한 운동성을 가진 '건강한 정자'가 많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정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운동성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와 중간부위, 꼬리 모양이 모두 정상인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자들이 충분히 있어야 자연선택의 장벽을 극복한 후 난자를 수정시키고 임신을 잘 유지하게 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자는 고환에 있는 세정관이라는 기관에서 만들어진다. 세정관 속 정자세포는 정원세포부터 시작해 제1정모세포, 제2정모세포, 정세포를 거쳐 머리가 응축되고 꼬리가 생기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성숙한 정자가 되는데, 이 과정이 약 74일 소요된다. 이렇게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부고환관과 정관을 이동해 외부로 나오려면 10~14일이 걸린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 아빠라면 최소 3개월은 건강한 정자를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
김기영 주임과장은 "남성 난임의 원인은 정자에 있다. 정자 운동성 저하, 정자 수 감소 등 정자의 질이 떨어지면 임신 확률이 낮아지고 생활습관, 운동부족,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남성들의 '정액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난임의 원인은 정자형성 장애, 정자 이동과정의 장애, 부부관계의 기능성 장애 등을 들 수 있다. 정자형성 장애는 고환에서 정상적인 정자를 만들지 못해 정자 숫자의 감소, 활동성 저하, 모양 이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정자 이동과정의 장애는 고환에서는 정상적으로 정자가 만들어지지만 부고환, 정관, 정남, 전립선 등의 이상으로 정자 이동 및 배출 장애가 있는 경우이다. 발기부전, 사정장애 등에 의한 부부관계가 어려운 경우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무정자증, 정계정맥류, 비뇨생식기계 감염, 사정장애, 호르몬분비 이상, 환경호르몬 노출, 흡연, 음주, 스트레스, 비만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김기영 주임과장은 "일반적으로 남성 난임은 단순히 한가지 요인에 의해 유발되기 보다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는 결과이며, 요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계정맥류나 정자이동통로가 막힌 폐쇄성 무정자증이 원인이라면 현미경 수술로 교정하고 수술적 교정이 불가능한 폐쇄성 무정자증과 고환기능 문제로 인한 비폐쇄성 무정자증의 경우 고환에서 정자를 추출해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센터는 산부인과와 비뇨의학과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을 통해 난임 원인을 파악하여 부부에게 알맞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맞춤형 난임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비뇨의학과는 요로결석, 요실금, 전립선 질환 등 비뇨기질환 뿐 아니라 30여년간의 남성난임 연구와 3,500건이 넘는 남성난임 수술을 바탕으로 남성의 가임력을 확인하여 구조적 질환, 기능이상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다.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는 1997년 국내 최초로 고환조직 냉동보관은행을 개설하고 남성불임환자의 불임유전자 연구를 시작했고, 2002년 국내 최초로 비폐쇄성 무정자증환자에서 미세수술적 고환조직 정자 채취 수술 연구에 대한 발표를 했다. 2010년에는 정자 DNA 손상에 관한 연구로 대한 생식의학회 학술상 수상, 2017년에는 비폐쇄성 무정자증 환자에서 미세다중수술을 통한 높은 정자 채취율 관련 논문으로 대한비뇨기과학회 우수발표 연제상을 수상했다. 또한 고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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