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7월 주택가격 상승률 1.52%…2008년 이후 최고치
주식·코인보다 주택을 더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겨
올해 들어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무섭게 치솟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급 확대, 대출 제한 등의 대안을 제시했지만 시장 과열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입니다. 집값 버블이 터질 수 있다는 경고가 여러 차례 나왔지만, 투자자들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에게 남은 마지막 열쇠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미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키기에 기준금리 상승이라는 카드는 실효성 없는 대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7월 전국 주택가격이 작년 말과 비교해 5.98%, 1년 전과 비교하면 8.81%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 각각 2.61%, 3.29%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으며, 2008년 같은 기간에 6.18%, 8.59% 오른 것 이후로 13년 만의 최대 상승폭입니다.
수도권의 전체 주택 가격은 이 기간 각각 7.63%, 10.24% 올랐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각각 11.12%, 14.73%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중 예금은행의 총 수신금리는 연 0.65%,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0.94%로, 10억 원을 금융기관에 맡겨도 세전 이자는 연간 650만~940만 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전국 웬만한 지역에 10억 원짜리 주택을 소유한 경우 올해 평가 이익은 약 5900만 원, 지난 1년간 평가 이익은 약 8800만 원으로 금융기관 이자율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다면 평가 이익은 올해에만 약 1억 1천만 원, 지난 1년간은 1억 4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7월 주택가격 상승률은 부동산 시장의 광풍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전국 주택가격은 0.85% 올라 10년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작년 12월(0.9%)과 올해 2월(0.89%)에 육박했습니다. 서울은 0.6% 올라 작년 7월(0.71%)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인구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는 7월 주택가격이 1.52% 뛰어 2008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인천은 전월보다는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1.33%라는 높은 수준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집값이 오름에 따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영끌' 혹은 '빚투'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올해 1~6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만9천323가구로 작년 동기 대비 10% 줄었지만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나 증가했습니다.
지난 6월 연령대별 주택거래 비중은 30대가 20%, 40대가 22.8%, 50대가 20.7%, 60대가 14.6%로 작년 6월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20대 이하 거래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늘어난 5.9%를 기록했습니다.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7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 8천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조 9천억 원(71.6%) 늘어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1~7월의 증가폭인 23조 7천억 원의 3.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7월의 은행권 가계대출은 9조 7천억 원 늘어 동월 기준 역대 최고 증가액을 경신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1~7월 증가율이 9%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급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올해 2·4 대책 이후로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는 올해 신도시를 중심으로 3만 2천여 가구를 사전청약 물량으로 내놨으나 주택 수요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 공급 불안 패닉 해소에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김부겸 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계속해서 영끌·빚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도 다시 박스권에 갇혔고 코인 시장이 큰 폭의 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주택 시장의 견조한 상승세가 돋보이고 있습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코인보다 주택을 안전한 투자 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무주택자의 경우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한두 차례 금리 인상으로 펄펄 끓고 있는 시장의 흐름 자체를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박원갑 KB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 자산이나 소득요건 때문에 주택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사전청약,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물 절벽, 임대차법의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빚어진 내 집 수요 증
이어 적어도 연말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봄 대선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임계점을 지나야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지금 당장 금리를 올린다 해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낮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