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3일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사례는 총 4만2250건이다. 센터가 개설된 지난 2012년 이래 가장 큰 수치로, 지난 9년간 접수된 총 신고 건수(20만6320건)의 20.4%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재작년(2만6257건)보다 60.9%가 급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페의 게시물·댓글 등에서도 층간소음으로 고초를 겪는 이들의 사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윗집의 발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잔다"라거나 "조용히 해달라고 했는데 보복하려는 건지 도리어 더 뛰어다닌다" 등이 대표적이다. 저마다 스트레스를 호소함은 물론이다.
층간소음 신고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와 온라인 등교가 자리를 잡으면서 외부활동 시간이 줄어들었다. 밖에 나가지 못하게 된 어린이들이 집안에서 뛰어다니는 사례 등도 늘었고, 팬데믹 전에 느끼지 못했던 기타 생활 소음을 인지하게 된 경우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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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으로 이웃과 대립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각종 방음 용품의 매출 또한 크게 늘었다. 매출이 늘어난 시기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봄부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초기에는 놀이방 매트, 카펫 등이 인기 품목이었고, 최근에는 각종 방음·흡음 자재와 실내화의 매출이 독보적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방음·흡음 자재 판매량이 가장 크게 늘었다. 티몬이 올해 7월부터 이달 10일까지 가구 발 커버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보다 548%가 증가했다. 가구 발 커버는 식탁이나 의자 등의 다리에 끼워 바닥에 끌릴 때 나는 소음을 방지하는 제품이다. 방음·흡음 자재는 올해 상반기 G마켓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120% 더 팔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상품을 서로 문의하고 추천하는 일이 활발하다. 한 층간소음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아랫집에서 소음이 심하다고 해 확인해보니 우리 집 건조기더라. 바닥에 방음 매트를 붙인 뒤부터는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어졌다"라는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방음·흡음 자재 다음으로는 실내용 슬리퍼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티몬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슬리퍼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0% 가까이 늘었다. 실내용 슬리퍼는 걸음을 걸을 때 뒤꿈치로 바닥을 치는 '발망치'를 방지하는데 효과적인 상품이다.
11번가의 경우 바닥 쿠션이 4cm로 높은 한 실내화가 가장 인기 상품이었다. 사측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태양광 패널 소재)로 만들어진 한 슬리퍼가 올해 4월과 5월 전년 동기보다 각각 93%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놀이방 매트나 카펫 등은 작년에 이미 많이 사서 올해는 그대로 쓰시는 분들이 많다"라며 "다만 요즘에도 (슬리퍼처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상품이 등장하긴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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