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47)씨는 최근 5성급 호텔로 휴가철 막바지 여행을 갔다가 신났던 기분을 망쳤다. 2박 3일 일정으로 간 호텔에서 김씨는 이미 1박당 39만원 가량의 숙박비를 지불했다. 하지만 막상 호텔 수영장을 이용하려고 하자 돈을 따로 더 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요구한 금액은 성인 3만5000원, 7살 자녀는 2만5000원이었다.
김씨는 "결국 세 식구 수영장 입장비만 10만원 가까이 더 냈다"며 "체크인 때 별다른 설명을 안 해줬는데 갑자기 수영장 입구에서 결제를 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워터파크도 아니고 실외 조그마한 수영장 이용하는 것인데 호텔 측의 바가지 요금이란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호텔업계에서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인기가 높은 수영장을 두고 갖가지 꼼수를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투숙비가 1박당 적게는 30~40만원, 비싼 곳은 70만원이 넘는 호텔에서 수영장 요금을 요일이나 시즌별로 따로 받어서다.
코로나 사태로 수영장 이용 횟수 제한이 생기자 조식 대신 별다른 제한 없이 수영장을 이용하게 한 고가의 패키지 상품마저 나왔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외 수영장을 운영하는 주요 호텔에서는 수영장 이용료로 성인 1인당 3~10만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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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호텔 서울의 실외 수영장 오아시스 모습 [사진 출처 = 신라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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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 [사진 출처 = 라한셀렉트 경주] |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수영장 맛집으로 통하는 호텔에선 여름철 성수기 수영장 입장료나 이용료를 따로 받는 식으로 장사를 한다"며 "극성수기가 지나면 입장료 역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라호텔은 오는 23일부터 수영장 입장료를 10만원에서 7만원으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는 30일부터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호텔들은 거리두기 단계별로 방역 수칙에 따라 수영장 면적당 이용 인원 제한을 두고 있다. 이에 수영장 이용시간을 3부제 혹은 4부제로 나눠 운영하며 숙박당 1회 입장 등 손님들에게 제한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도 호텔들은 호캉스족들로 붐비며 특히 수영장 인기가 치솟자 수영장 이용 혜택만을 담은 상품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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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시그니엘 부산 [사진 출처 = 롯데호텔] |
패키지 가격은 베이직 타입의 경우 최저 36만5000원부터이며 뷰 카바나와 풀 바 식음료 이용권을 포함한 경우 최저 45만원부터다. 성인 2명의 조식을 포함하면 5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상품이다.
롯데호텔 측은 "시그니엘 부산의 경우 고층에 있는 인피니티 풀 개장 전부터 손님들 사이 문의가 올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며 "이에 따라 아예 이용 횟수 제한 없이 수영장에 특화된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신라호텔 역시 수영장 올데이 혜택을 내세운 상품을 판매 중이다. 디럭스룸의 가격은 최저 38만원부터, 비즈니스 디럭스룸은 41만원, 그랜드 코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도 손님들이 몰리자 호텔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패키지로 수요 충족에 나선 모습"이라며 "폭염에 주요 관광지에서 해수욕장 폐장까지 이뤄져 당분간 호텔 수영장을 찾는 수요는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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