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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의 한 택시회사에 세워진 차량들에 카카오택시 마크가 붙어있다. 2021.8.9 [김호영기자] |
무료 서비스로 시작해 점유율을 높인 후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자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일 공지를 통해 카카오T 바이크 요금체계를 9월 6일부터 변경한다고 밝혔다.
현행 1500원 기본요금(이용시간 15분)을 내면 추가시간은 1분당 100원을 책정하는 방식에서 기본요금 200원(0분)에 분당 추가 요금을 140~15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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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카카오T 앱] |
새로 바뀌는 요금제로 자전거를 30분 타면 기존에 3000원이던 이용료는 4700원(성남·하남 기준)까지 뛴다. 이용 시간 8분(1400원)까지는 기존 요금보다 적게 내지만 9분(1550원)부터는 더 많이 내게 되는 셈이다.
안산, 대구, 부산, 광주, 대전에서는 기본요금 300원(0분)에 1분당 140원 추가 요금제로 바뀐다. 이들 지역에서도 30분 이용료는 기존에 비해 50% 높아진다
서울은 기존 요금 그대로다. 이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따릉이가 시간당 1000원이면 이용 가능한 것을 고려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부터 카카오T로 택시 호출 시 돈을 더 내면 택시를 더 빨리 잡을 수 있는 기능인 '스마트호출'의 요금을 기존 1000원(야간 2000원) 정액제에서 '0원∼5000원'의 탄력요금제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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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카카오모빌리티] |
다만 특정 시간에 수요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상황에 따라 택시 기본요금(3800원) 보다 호출비(최대 5000원)를 더 내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월 9만9000원 정액제 상품인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택시 기사는 각종 배차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카카오측 설명이지만 기사들 입장에선 불만이 적지 않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종로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34)씨는 "야근이 많아 늦은 시간에는 택시를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호출비가 많이 나올까 걱정된다"며 "아무리 탄력요금제라고 해도 이전보다 많이 나오면 나왔지 이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차량 공유업체에서 종사하는 박모(33)씨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엔 모두 무료로 시작했다가 시장을 독점해 지배력을 강화하니까 서비스 이용료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바이크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대구 동성로에 거주하는 양모(35)씨는 "(이용료가 인상되면) 30분 이용 시 요금은 기존(3000원)보다 1500원 오르는 것에 그치지만 1시간 이상 되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요금이 불어난다"며 "단순 계산해도 2시간 이용하면 현행 요금(1만2000원)보다 5100원 요금이 더 늘어난다"고 토로했다.
부산시 수영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28)씨는 "인근 지하철역이나 가까운 지역에 갈 때 카카오 바이크를 이용하는 편이다"며 "기본료(15분에 1500원)가 없어져 10분 내외 이용자들에겐 이번 요금개편이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장시간 이용자들은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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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T 홈페이지에 소개된 서비스 종류. [사진출처 = 카카오T 홈페이지] |
수년 간 적자를 본 투자자의 압박이 커진 것 아니겠냐는 얘기도 들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가 IPO를 앞두고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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