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동나비엔 공장 [사진 제공 = 경동나비엔] |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경동나비엔은 전일 대비 2000원(2.93%) 오른 7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로 장중에는 7만8100원까지 뛰기도 했다. 이는 1993년 상장 이래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이다.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최근 석달간 39.9% 급등했다. 지난 4월 말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5만5200원에 불과했지만 5월 중순 이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7만4800원까지 뛰며 종전 최고치인 2018년 2월 7일의 7만3300원을 넘어섰다.
경동나비엔은 국내 대표 보일러주로 추울수록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난방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통상 겨울을 앞둔 가을부터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여름에도 뚜렷한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작년 7월 4만1550원에서 5만500원으로 한달 사이 21.5% 뛰었고, 가을 초입이던 9월 초에는 6만원에 도달하기도 했다. '난방주는 겨울에 강세를 나타낸다'는 통념을 완전히 깬 것이다.
경동나비엔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은 계절적 요인보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등 주력 해외시장에서의 선전과 국내외 온수기·보일러 수요 증가로 실적 기대를 높이고 있다.
↑ [사진 제공 = 경동나비엔] |
정부는 작년 4월부터 '대기관리 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으로 수도권 등 대기관리권역 내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낮은 친환경 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도심에서 낡은 보일러를 바꾸거나 새로 설치할 때 반드시 콘덴싱 보일러를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콘덴싱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 대비 단가가 10만~30만원 가량 비싸다. 경동나비엔은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 보일러를 개발·보급한 기업으로, 콘덴싱 보일러 의무화와 함께 2019년 40%대 수준이던 콘덴싱 보일러 판매 비중은 지난해 80% 수준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북미 시장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주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작년 경동나비엔의 미국 판매법인의 실적은 매출액 3919억6600만원, 순이익 56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순이익이 7억510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1년 만에 순이익이 8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향 실적 호조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1분기 미국 법인 매출액은 1173억900만원, 순이익은 52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단 1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에 달하는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주택 분양 경기 및 리모델링사업 호조에 따라 수요가 폭증 중이고 중국 또한 낮은 기저와 내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메이가이치(중국 정부의 가스보일러 보급사업) 재개 기대감이 있다"면서 "국내 또한 신규 아이템(청정환기시스템) 매출과
한편 올해 경동나비엔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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