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뿐 아니라 배송 관리·운송까지 동네 병원에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네병원한테 코로나백신 배송까지 떠넘기다니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513명이 참여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현재 동네병의원 코로나 접종이 시작됐다"며 "코로나 접종은 지침도 까다로와 여러모로 지침대로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첫 번째 백신 배송은 콜드체인 업체와 군인 대동하에 이뤄졌다. 온도가 올라가면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받자마자 냉장고에 넣어 온도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며 "그런데 이번 주는 백신을 보건소로 (직접)가지러 오라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동네병원이 콜드체인 업체도 아니고 아이스박스로 이 더위에 4도에서 8도로 유지가 잘 되겠냐"며 "더구나 같은 건물에 다른 병원들은 10바이알이 넘어서 배송해주지만 그 미만이면 아이스백을 갖고 와서 직접 가져가라고 한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같은 건물에 있으면 같이 배송을 해주면 될텐데 10바이알은 군인이 지켜야하고 9바이알은 관리도 안되고 분실해도 되는 거냐"고 반문한 후 "아침 진료도 못하고 (거리상)한 시간이 넘는 보건소를 가면서 가는 내내 온도 유지가 안될까봐 너무 조마조마하다.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모더나 백신 공급이 지연되면서 접종 일정을 맞추기 위해 당국이 모든 위탁의료기관에 공급하던 방식을 개별 위탁의료기관이 보건소에서 백신을 수령하도록 배송체계를 임시 변경한 바 있다. 하지만 온도에 민감한 코로나19 백신이 운송 과정에서의 변질로 폐기되거나 안정성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의료계의 지적에
정 청장은 "앞으로는 위탁의료기관까지 콜드체인을 유지해서 배송할 예정"이라며 "백신 유통 중 위탁의료기관의 사정으로 휴가나 휴원, 정전 등으로 백신 수령이 어려울 경우에 한해 보건소를 통한 방문 수령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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