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불확실성 반영된 결과"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3년 만에 최대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 동학개미들의 '6만 전자'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63조6700억 원, 영업이익 12조5700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0.21%(53조 원), 영업이익은 54.26%(8조1500억 원) 각각 증가한 수치입니다.
1분기에 부진했던 반도체가 살아나면서 2분기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6조9300억 원으로, 1분기(3조4000억 원)의 2배 이상을 벌어들여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에서 거뒀습니다.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3분기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00원(0.25%) 떨어진 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초 9만 원 중반까지 오르며 '10만전자'를 꿈꿨던 삼성전자였으나 지난달 15일(80,600원) 이후로 10거래일 연속 7만 원대에 머물자 동학개미들 사이에서는 '6만전자'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종전 10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췄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트(완성제품) 매출과 반도체 출하 사이의 미스매치와 내년 상반기 업황에 대한 의구심은 미제로 남았다"며 "어닝(실적)은 차고 넘쳤지만, 비전·전략·변화 등 그 무언가는 부족해 보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액을 278조 원, 영업이익 51조 원, 순이익 42조 원으로 제시하며 내년 실적 전망치 하향에 따라 목표가를 9만4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내린다고 밝혔습니다. 종전 보고서에서 내년 전망치는 매출 273조 원, 영업이익 50조 원, 순이익 43조7000억 원이었습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수요 둔화, 메모리 설비투자액 상향 조정 등 리스크 요인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향후 반도체 호황 지속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목표가를 11만3000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추며 "최근 메모리 업종의 주가 조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구심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주가는 이번 4분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 업황이 녹아 있는 것"이라며 "(삼성전자 하락세는) 메모리 수요 부족 우려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다만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주가가 곧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하나금융투자는 반도체 대형 주 최선호 주를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로 교체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반등(턴어라운드) 가시성이 현재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생산 업체들의 재고가 타이트하고 서버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에 상승 사이클의 방향성은 여전하다"라고 관측했습니다.
앞서 현지 시각으로 27일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삼성전자 주가가 현 주가보다 60%가량 높
당시 CS 측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슈퍼 사이클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OLED의 핵심 납품사"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하반기 파운드리 시장은 5G 보급 가속화, 재택근무 트렌드와 고객사 재고 확보 노력 등이 지속돼 전반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