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가 편의점 주요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마음을 사로잡는 '젊은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90년 전신인 훼미리마트 1호점을 연 후 올해로 31년째를 맞은 브랜드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곰표밀맥주로 대표되는 유행 최전선의 히트상품과 웹예능, 웹드라마, 메타버스까지 10·20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 '윤리소비'를 원하는 MZ세대에 입맛에 맞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27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CU가 현재 편의점 가운데 단독으로 판매하는 곰표밀맥주가 지금까지 600만개에 달하는 누적판매량을 기록한데 이어 후속 제품으로 선보인 백양BYC 비엔나라거는 초도 물량 40만개가 다 팔렸다. 테스형 막걸리와 말표 검정콩 막걸리 판매량은 합계 10만병을 돌파했다. 곰표밀맥주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이 성공하자 뒤이어 잇따라 이색 브랜드 주류를 차례로 내놓아 MZ세대 고객들을 끌어모은 결과다. TV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통해 출시한 먹거리 판매량도 누적 1000만개를 넘었다.
젊은 소비자가 주축인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CU의 인기는 뜨겁다. CU가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 '씨유(CU)튜브'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은 지난 3월 각각 50만 구독자와 팔로워를 기록하며 온라인 공식채널 이용자 총합이 100만명을 넘었다. 특정 유통사의 온라인 공식채널 구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업종 특성상 외국인 고객 유입이 많은 면세점을 빼면 CU가 유일하다.
현재 55만4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씨유튜브에서는 1020대를 겨냥한 웹드라마, 다양한 편의점 먹거리 레시피 소개영상에 이어 최근에는 가수이자 예능인 데프콘이 슈퍼맨 복장을 하고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맞춤 CU제품을 판매하는 웹예능 '?퍼맨'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까지 공개된 ?퍼맨 영상 3개의 누적 조회수는 한달만에 200만회를 넘었다. 이중 대학로에서 만난 MZ세대 이야기를 담은 3번째 영상은 업로드 이틀만에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8위에 올랐다.
최근 화제인 메타버스 흐름에도 동참해 내달 중순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 점포인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열고, 이용자들이 그 안에서 자주 찾는 공간인 학교와 지하철에도 추가점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진출에 잇따라 성공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만든 것도 주목된다. 2018년 몽골 1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 4월 말레이시아에 진출, 닭강정과 짜장떡볶이 같은 K-푸드 열풍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서 인정받고 있다.
MZ세대가 민감해하는 ESG경영에도 적극적이다. 서울 잠원동, 성남 위례에서 업계 최초로 선보인 도심형 친환경 편의점 'CU 그린 스토어'에서는 자연냉매를 쓰는 냉동고와 실외기를 사용해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점포보다 99%, 음식물 처리기로 점포 쓰레기를 최대 85%까지 줄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 쌓은 CU의 브랜드 파워는 실제 MZ세대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인쿠르트가 전국 대학생 1079명을 대상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150위 내 기업 중 일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한 결과 BGF리테일(10위)은 카카오(1위), 삼성전자(2위) 등과 함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10위로 급등한 것으로, 특히 유통업체 가운데 올해 10위권 안에 든 회사는 BGF리테일이 유일하다.
MZ세대에게 '먹히는' 브랜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 뷰티, 테마파크 등 다른 분야에서 CU와 손잡기 원하는 회사들의 러브콜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싱가포르관광청이 CU와 협업해 싱가포르 대표 음식 '호커' 간편식 시리즈를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MZ세대 공략 효과는 호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6조1813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와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브랜드 선택 기준으로 삼는 MZ세대를 겨냥한 맞춤 상품과 마케팅을 펼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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