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대란 속 빛난 조혈모 기증, 데이터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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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중 데이터 전쟁에 등 터지는 개미들
1856년 11월 16일, 제2차 아편전쟁이 한창인 청나라, 3척의 미군 군함이 광저우 항구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일주일간 이어진 전투로 미군은 약 30명의 사상자를, 청나라군은 최대 500명의 사상자를 냈죠. 훗날 '베리어 포트 교전'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교전은 미국과 중국이 사상 최초로 벌인 전투로 기록됐습니다.
이후 6.25 전쟁을 제외하면 별다른 충돌이 없었던 두 대국(大國)..그러나 2018년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했죠. 비록 총칼이 오가는 전쟁은 아니지만 양국의 돈과 이념, 기술이 세계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쟁은 새로운 전선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전쟁'입니다.
포문은 미국이 먼저 열었습니다. 틱톡과 관련한 논란,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7월, 당시 미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가 "틱톡을 포함한 중국이 개발한 SNS를 미국에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빅데이터 시장의 가장 뜨거운 별' 틱톡에 철퇴를 가하겠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죠. 미국 시민들의 개인 정보가 틱톡 등을 통해 중국 정부로 넘어가고 있고, 이런 '데이터 유출'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중국도 가만있진 않았습니다. 중국이 지난 3월 태클을 건 건 바로 테슬라였는데요. 테슬라 전기차에 내장된 (자율주행 등을 위한)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두고 '간첩 행위'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했습니다. 테슬라 교전(?)은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일단락됐죠.
펀치를 한 대씩 주고 받은 미·중... 중국에서 개발한 앱 일부가 이용자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한다며 애플 앱스토어 내 업데이트를 차단해버리거나 홍콩이 신상털기 방지법(SNS 등으로 신상털기를 할 경우 최고 5년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의 SNS 업체를 견제하는 등 신경전은 계속 됐는데요.
얼마 전, 데이터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요. 이달 초 중국 정부가 모바일 앱 디디추싱에게 모든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고, 신규 이용자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초고강도 제재를 내린 겁니다.
디디추싱은 차량 공유 모바일 앱으로, 이용자 수가 5.5억 명, 하루 이용 횟수가 3,000만 회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 공유 플랫폼 중 하나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엄연한 중국산 앱입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투자로 성장한 기업으로 '중국의 우버'라는 별명까지 있었습니다. 중국이 중국 기업을 제재 했는데 미국이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번 제재가 디디추싱이 뉴욕 증시 상장을 강행하자 벌어진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디디추싱이 미국 내 상장을 위해 미 정부에 각종 데이터를 넘겼다는 소문이 퍼졌거든요.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게 뉴욕 증시 상장을 연기할 것을 권유했나 디디추싱이 이를 무시하고 상장을 했다가 대형 철퇴를 맞은 겁니다.
상장 첫날 16.65달러로 시작한 주가는 26일 기준 8.04달러까지 떨어져 반토막을 기록했습니다. 시범케이스(?)에 걸린 디디추싱을 보며 중국의 다른 IT 기업들도 미국 상장 계획을 하나 둘 철회하고 있는데요.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 인해 자국 데이터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의 극약 처방이 성공한 것 같죠?
갈등이 점점 격화되며 미국에 상장 돼 있는 중국 기업들의 주식을 '줍줍'한 서학 개미들의 등이 터지고 있습니다. 디디추싱 사태로 인해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대형 IT 기업들의 주가도 폭락하고 있거든요. 중국 정부가 자국 데이터 통제를 위해 IT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을 뿐더러, '데이터 유출'을 빌미로 언제든지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체적으로 퍼진 겁니다.
일각에서는 '개미 등'만 터지면 다행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미국과 중국이 우리 기업들을 향해 "누구의 편인지 선택하라"고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데이터를 빼돌리는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기업 뿐만 아니라 그 기업과 관련된 제3국의 기업들도 제재할 수 있는 각종 행정명령을 시행하고 있고, 중국은 중국대로 미국의 반중국 제재에 동조하는 기업들을 제재할 수 있는 법안(반외국인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대한민국으로서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중 간 데이터 전쟁은 점점 거세지며, 세계 각국을 편 가르기하고 있는데,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우리 데이터 기업들로서는 미국과 중국은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죠. 위태로운 외줄 타기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미·중의 데이터 전쟁이 단순한 '쩐의 전쟁'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인권 보호와 세계질서 유지'라는 미국적 가치와 '국가의 성장과 세계질서 개편'이라는 중국적 가치가 충돌하는 세계대전으로 양상이 변화하고 있는 겁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생존을 기업 스스로에게만 맡겨 놓을 순 없죠. 정부가 행정력이든, 외교력이든 뭐든 좋으니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할 때입니다.
2. 혈액대란 속 빛난 조혈모 기증, 데이터 뜯어보니...
코로나19로 모든 것들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또 하나의 최악이 있습니다. MBN데이터취재팀이 대한 적십자사의 혈액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전국의 헌혈 실적은 약 261만 건으로 2019년 대비 18만 건이나 줄어들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헌혈 실적이었죠. 헌혈 가능 인구 대비 헌혈률은 6.6%로 2009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채혈 바늘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될까 우려한 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물론 헌혈기구는 매번 소독되기 때문에 헌혈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우려는 전혀 없습니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지난해보다도 헌혈 실적이 안 좋다고 하니... 코로나19발 혈액 대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찬찬히 뜯어보니 한 가지 희망은 있었습니다. 바로 조혈모세포 기증이었는데요. 헌혈과 함께 집계되는 이 조혈모세포 기증은, 간단한 시술을 통해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에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일인데요. 조혈모세포가 건강한 혈액세포를 만들고 기존 암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혈액암 환자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으로 불립니다.
이 조혈모세포 기증이 지난해 총 631건을 기록했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를 집계한 지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60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최대치였는데요. 631명의 기증자로부터 632명의 환자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걱정스러운 부분도 눈에 띕니다. 조혈모 기증을 신청한 사람, 그러니까 기증 희망자 수가 엄청나게 급감한 겁니다. 2020년 기준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자는 총 14,197명이었는데요. 이는 2019년에 비하면 4천 명 넘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반대로 이식 대기자,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아야 하는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5030명이었는데요. 이식 대기자 1명 당 기증 신청자는 약 2.8명 2013년(7.7명)에 비하면 약 1/3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비혈연 간) 조혈모세포 기증은 유전형질이 일치해야하기 때문에 가능할 확률이 고작 0.005%에 불가능합니다. 대기자 수는 많아지는데 기증 신청자 수는 계속 적어지는 이 상황이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코로나19입니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연합회 장진호 팀장은 “조혈모세포 기증은 군부대나 기업, 종교단체, 학교 등을 방문해 캠페인 형식으로 이뤄진다”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이런 시설 방문이 차단돼 모집에도 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나, 조혈모세포 기증자들에 대한 국가적인 예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헌혈만 해도 봉사시간 4시간을 주는데, 조혈모세포 기증자들에겐 그런 소소한 혜택 조차 없거든요. 물론 기증자들이 무슨 대가를 바라고 기증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증 신청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일, 코로나19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은 앞으로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세한 취재 데이터는 KDX한국데이터거래소를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3. BigData Now
정부가...
디지털 뉴딜 사업 1주년을 맞아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뉴딜로 공공데이터 10.5만 개가 개방됐고, 국내 데이터 시장은 14.3% 성장해 19.3조원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데이터 댐 전주기 활용 강화 ▲AI 활용 산업 전반 확산 등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뉴딜 2.0 계획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 분석 경진대회 2021 빅콘테스트를 개최합니다. 올해로 9회 째인 빅콘테스트는 각 데이터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대회로, 공공 및 민간 데이터의 활용 촉진 및 우수 인재 발굴을 목표로 합니다. KDX한국데이터거래소 등 다양한 데이터 플랫폼이 문제 출제기관으로 참여합니다.
잡코리아가...
올해 상반기 채용 직무 1위는 'AI, 데이터 분야'라고 밝혔습니다. 잡코리아가 채용 공고 빅데이터 147만 여 건을 분석한 결과, AI데이터 분야의 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6%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IT기술 수요와 데이터AI 산업의 급성장 덕분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AI와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활용한 '사이버보안 빅데이터 활용 역량 강화 교육'을 개설합니다. 해당 강좌는 피상사이트, 악성코드, 보안로그 등 다양한 보안 데이터를 활용해보는 실습 위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교육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기업, 예비창업자, 대학(원)생 등 누구나 가능합니다.
행정안전부가...
정부 각 부처의 정보시스템을 모두 클라우드로 전환합니다. 행안부는 "각 기관별로 분산 돼 있는 공공정보시스템 1만 9개를 2025년까지 8,600억 원을 들여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관리 운영환경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안보, 재판, 수사 등 중요 정보시스템은 공공클라우드로, 나머지 정보시스템은 민간클라우드로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 민경영 MBN 데이터 전문기자 / busines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