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신경과 최광동 교수팀이 후순환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의 특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심장성 어지럼증의 진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뇌졸중은 뇌에서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경우를 통칭하는 질환이다.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거나 조금만 치료 시기를 놓친다면 큰 후유증이 남는다.
어지럼증은 주로 전정계의 기능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전정계는 귀의 말초 전정계와 뇌의 중추 전정계로 나뉘고, 이들은 후순환부 혈관에서 혈액을 공급받는다. 후순환부의 일과성 뇌허혈(일명 '미니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 특징에 대해서는 아직 국내외에서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최광동(연구책임자) 교수팀은 총 447명의 후순환 뇌졸중 환자를 분석한 결과 55명(12%)이 뇌졸중 발생 전 3개월 이내에 다양한 어지럼증을 경험했고, 어지럼증은 주로 뇌졸중 발생 1~3개월 전(51%)과 1주 이내(33%)에 발생했으며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뇌졸중(stroke)에, 심장성 어지럼증의 진단기준은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에 게재했다고 19일 밝혔다. 어지럼증 증상들은 대부분 회전성 또는 비회전성의 어지럼증이었고 수 초(55%) 또는 수 분(38%)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었다.
최광동 교수는 "뇌졸중 발생 전에 반복적 어지럼증이 선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후순환 뇌졸중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고 조언했다.
실신은 심장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심장성 실신은 뇌졸중, 급사, 실신으로 인한 외상 등 중대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심장성 실신의 초기에는 의식소실 없이 어지럼증만 있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고, 현재까지 심장성 어지럼증의 특징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심장성 어지럼증의 임상적 특성, 전정기능 검사 및 심장기능 검사결과, 관련된 심장질환 등을 분석했다. 총 72명의 표본 환자 중 모든 검사를 완료한 27명을 분석한 결과, 심장성 어지럼증으로 확진된 환자는 63세부터 88세까지 모두 고령이었다. 약 절반의(52%) 환자들은 의식소실 없이 재발성 어지럼증만 경험했고, 37%에서는 의식소실 발생 수일에서 수년 전부터 재발성 어지럼증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지럼증은 지속시간이 수 초(93%), 수 분(7%)으로 매우 짧은 특징이 있었고 가슴답답함, 심계항진, 두통, 팔 경련 등의 내과적, 신경과적 증상들이 약 70%의 환자들에서 동반됐다. 심장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심장질환은 서맥부정맥(bradyarrhythmia, 89%)이었고, 그 밖에 허혈
최광동 교수는 "심장성 실신이 발생하기 오래전부터 대부분 환자에서 재발성 어지럼증이 선행하기 때문에 제시한 진단기준을 진료실에서 활용한다면 심장성 실신의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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