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도 올랐고 계란값도 올랐고 휘발유값도 올랐고 학원비도 올랐다. 모든 게 올랐다. 내 월급만 빼고."(직장인 A씨)
대표 서민 음식인 라면값이 오르는 등 식탁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각종 물가가 오르면서 체감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19일 '최근 인플레에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을 주제로 'BOK 이슈노트'를 내놨다. 최근 미국 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며 통화정책 정상화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는 상황에서다.
보고서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 논쟁을 바탕으로 통화량 측면과 수요 및 기대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우리경제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점검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 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예컨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늘어난 저축이 일종의 '보복 소비'로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 해상운임비 급등 등 공급 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도 상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원인은 크게 총수요와 총공급의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총수요란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이 구입하려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을 의미한다. 총공급은 기업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상품의 서비스의 양을 나타낸다. 통상 총수요가 계속 늘어나거나 총공급이 줄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한은은 "중기 시계에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 또한 적지 않게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국내경제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경제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으로 인해 미국 등 각국 정부의 부양책 시행으로 인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이같은 경제여건 변화를 고려하면 향후 경기회복세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의 과도한 확대를 방지하고 해외·공급요인의 상방리스크가 자기실현적 기대로 전이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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