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폭염에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밤 새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이 계속되면 일상 생활 리듬이 깨지고 낮에는 피로감을 느끼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수면 부족은 심한 피로, 집중력 장애, 두통, 소화불량을 야기하기도 한다.
열대야는 밤 사이(오후 6시 1분~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난 13일 올해 처음 서울에서 나타난 열대야는 낮 기온이 30도 이상을 웃돌며 따뜻한 공기가 축척되고 밤새 흐린 날씨로 인해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이유는 우리 몸이 높은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온도조절중추가 계속해서 일종의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 전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사거리에 설치된 디지털 온도계에 사람의 정상 체온을 넘어서는 온도가 표시돼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에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적정한 온도·습도 유지 △적당한 운동 △트립토판 함유 음식 섭취 등을 통한 열대야 극복 방법을 제안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사람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온도는 보통 18~22도 사이로, 에어컨을 틀더라도 약하게 긴 시간동안 틀어놓는 것이 낫다. 더운 여름철에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장기간 틀어놓을 경우 가벼운 감기, 몸살, 권태감 같은 이른바 '냉방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열대야에 나타나는 높은 습도 또한 숙면을 방해할 수 있어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 침실 내 적정 습도는 60% 정도다.
잠들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덥다고 차가운 물로 샤워하면 이후 체온이 올라 더위를 더욱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낮 시간 동안 가벼운 걷기나 산책 등 적당한 활동과 충분한 햇볕을 쬐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날에는 운동 또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적당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잠들기 직전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4일 오후 잔디에 물을 뿌리고 있는 서울광장 옆을 양산을 쓴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 성분의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유나 체리, 바나나 등이다.
저녁 식사는 잠들기 최소 3~4시간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자기 직전 음식을 먹으면 소화를 시키느라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 역시 중요하다. 같은 시간 일어나고, 잠 자리에 드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오 교수는 말했다.
또 적당한 높이의 베개와 땀 흡수가 잘 되는 면 소재의 얇은 이불을 덮는 것이 좋다.
오 교수는 "수면중엔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덥다고 이불을 아예 덮지 않는 것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0~15분 정도의 짧은 낮잠도 열대야 불면증으로 인한 피
오 교수는 "열대야가 이어지면 수면 부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건강 관리에 힘써야 한다"며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잘 먹고, 스트레스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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