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 결정…文정부 1만원 공약 무산

올해 8720원보다 5.1%, 440원 올라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7.2%

2022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밤 제9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습니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 8720원과 비교하면 5.1%(440원) 오른 결과입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209시간 근무할 때 191만 4440원으로, 올해보다 9만 1960원 오른 수준입니다.

최임위 측은 공식 인상률 5.1% 설정해 이에 맞춰서 금액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률은 5.046%로 반올림할 경우 5.0% 표기가 맞습니다.

다만 공익위원들은 9150원(4.9%)과 9170원(5.2%)보다 5.1%에 근접한 9160원을 선택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해당 인상률 5.1%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4.0%)에 물가 상승률 전망치(1.8%)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0.7%)을 뺀 수치입니다.

노동계·경영계 반발 후 퇴장

내년도 최저임금은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안건을 표결에 부쳐 채택된 것입니다.

앞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은 3차 수정안으로 시급 1만 원과 8850원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1150원 격차를 줄이지 못하자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구간’으로 9030원~9300원을 제시했습니다.


노사 양측 모두 “지나치게 협소하게 설정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고 공익위원들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은 집단 퇴장했습니다. 퇴장 후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공익위원이 제출한 심의구간은 노동자들이 받아서 논의할 수 없는 안이 제출됐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외면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곧이어 공익위원들이 시급 9160원 단일안을 제시하자 사용자위원 9명도 거부 의사를 표명하며 퇴장했습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퇴장하면서 “(최저임금 시급 9160원은) 벼랑 끝에 몰려있는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들의 현실을 외면”했다며 “충격과 무력감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진 표결에서 퇴장한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을 제외한 23명이 출석위원으로 처리됐습니다. 이 가운데 퇴장한 사용자위원은 기권 처리해 찬성 13표, 기권 10표로 반대 없이 단일안이 의결됐습니다.

최저임금 1만 원 돌파 ‘실패’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은 무산됐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20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에 그치면서 관련 공약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노동계 측에서는 지속해서 문 대통령 취임기간 중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이번 최저임금 의결안이 확정되면서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도 7.2%은 기록했습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인상률 7.4%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위기가 변수로 작용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문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설계한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내는 데 그쳤습니다.

한편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합니다. 노동부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하고,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