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3인 이용, 퇴근은 가능 동호회는 안돼…아리송 방역기준 논란

↑ 서울 마포구의 한 헬스장.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 출처=연합뉴스]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는 가운데 일부 지침을 두고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실내 체육시설 노래부터 택시 3인 이상 탑승 조건까지 까다롭게 세분화됐지만 납득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되자 정부는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4단계가 적용되는 이날부터 오후 6시 이후 택시 탑승 인원이 2명으로 제한된다.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후 원칙적으로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정부에선 사례별로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후 6시 이후 택시 3인 탑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례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동호회 등 공동의 목적으로 택시에 탑승하면 사적 모임 위반에 해당한다"면서도 "퇴근하는 직장 동료 3명이 같이 택시를 타서 내린다면 귀가를 같이 하는 것뿐이라 방역수칙 위반이라고 보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외 골프장 샤워실 이용 등 실외시설 방역수칙 중 샤워실은 (위험도를) 간과했던 측면이 있어서 협회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비대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에어로빅이나 줌바댄스, 스피닝 등 그룹운동(GX·Group Exercise) 배경음악도 거리두기 3단계부터 100~120bpm으로 제한된다. bpm은 분당 비트수 단위인데, bpm이 높을수록 숨이 가팔라지면서 비말(침방울)이 많이 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이 경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132bpm)은 방역수칙 위반이고, 방탄소년단 신곡 '버터'(110bpm)는 허용된다. 헬스클럽 운영자들이 댄스곡의 bpm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라 이들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4단계에서 쓸 수 없는 곡명을 정리해 공유하고 있다. 해당 리스트에 따르면 김건모 잘못된 만남(138), 백지영 대시(140), 샤이니 링딩동(125), 쿨 애상(128), 싸이 챔피언(130), 코요테 순정(137) 박명수 바다의왕자(140) 등은 사용할 수 없다. 한 헬스크럽 운영자는 "규정을 따르느라 BPM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뭐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 등 중저강도 운동은 3단계부터 샤워실 운영이 금지되는 반면 야외 실외골프장 샤워실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러닝머신의 속도도 시속 6㎞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시속 6㎞는 성인이 빨리 걷는 수준의 속도다.
아울러 손 반장은 실내 체육시설에서 허용 가능한 음악 속도에 대해 "4단계에서 실내체육시설을 집합 금지하기보다는 방역 위험도가 큰 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 수칙을 만들었다"며 "침방울 배출이 많은 위험 행위에 대해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최대한 줄이고 저강도 운동 쪽으로 돌리는 것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4단계 방역 조치와 관련된 일부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를 거쳐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