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자키 55년. [사진 출처 = 산토리]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격이 올라간데다 물량도 부족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 마시고 남은 위스키 빈병은 2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한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산토리는 지난해 1월 '야마자키 55년' 100개를 한정 판매했다. 야마자키 55년은 1964년 이전에 증류해 55년간 숙성시킨 몰트를 사용했다. 가격은 2만7500달러(약 3160만원), 추첨을 통해 주인을 찾았다.
같은달 8월 야마자키 55년은 홍콩의 한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이 위스키는 무려 79만5000달러(9억원)에 낙찰됐다. 산토리가 2011년 한정 판매한 야마자키 50년도 경매에서 3억5000만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위스키테크'로 내 집마련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1992년생인 매튜 롭슨은 매년 생일때마다 아버지로부터 위스키 맥켈란 18년산을 선물로 받았다. 아버지가 맥켈란 18년산 28개를 사는데 투자한 돈은 5000파운드(790만원)이다.
이후 맥켈란 18년산은 수집 가치가 생기면서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매튜는 총 4만파운드(6300만원)에 위스키를 처분했다. 매튜는 위스키를 팔아 얻은 수익을 주택 마련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남대문 주류상가 상점. [사진 촬영 = 변덕호 인턴기자] |
코로나19로 위스키 가격도 점점 오르고 있다. 한 남대문 주류상가 상인은 "위스키 등 수입 주류는 배로 운반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배가 많이 안 떠서 운임비가 오르고 위스키 가격도 같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남대문 주류상가를 살펴본 결과 글렌피딕 15년 가격은 8만3000원으로 전년(6만5000원)대비 27% 가량 뛰었다. 맥켈란 18년도 26만원에서 35만원으로 올랐다.
일본 위스키는 구입 자체가 쉽지 않다.
'재패니즈 위스키'로 불리는 일본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와 함께 위스키 5대 생산국 반열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일본 위스키 수입량은 2016년 63t에서 지난해 328t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재고를 찾기가 어렵다. 현재 대형마트와 남대문 주류상가에서 야마자키 12년산은 28~3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개인간 주류 거래는 불법이다. 개인이 주류를 팔아 차익을 얻기 위해선 주류 판매 면허를 가진 양조장과 협업하거나 본인이 직접 면허를 따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다 먹고 남은 위스키 '빈병'을 파는 재테크도 인기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따르면 레미마르탱 루이13세 빈병은 25만원에 팔렸다. 루이 13세는 400~500만원의 고급 술이다. 로얄살루트 100캐스크 셀렉션과 일본 히비키 공병은 각각 3만원, 1만
미국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도 위스키 공병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장 고가에 가격이 책정된 위스키는 일본 야마자키 25년이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조차 어려운 고급 위스키다. 야마자키 25년의 빈병은 1900달러(218만원)대에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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