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한국은행] |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자금순환 통계(잠정)'에 따르면 1분기(1~3월)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잉여자금, 여윳돈) 규모가 44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65조9000억원보다 21조9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한은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락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등으로 민간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주택투자도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잉여자금은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으로, 표면적으로 잉여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쓰지 않고 쌓아둔 돈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잉영자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 반대를 뜻한다.
가계는 운용 자금의 상당 부분을 주식 투자에 할애했다. 1분기 중 가계의 거주자발행주식 및 출자지분 취득 규모는 36조5000억원, 해외주식 취득 규모는 12조5000억원으로 각각 2009년 통계편제 이후 최대였다.
이에 따라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지난해 1분기부터 늘어 올해 1분기 중 처음으로 20%(20.3%)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가 운용 자금을 주식에 많이 투자했다는 의미다. 상품별로 보면 예금 투자 비중은 41.0%, 채권은 2.9%, 주식 및 투자펀드는 22.7%였다.
자금순환 통계에는 가계가 빚을 내 주식에 투자를 했는지, 매월 번 월급, 즉 내 돈으로 주식을 샀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부채 즉 빚에 해당하는 1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이 52조1000억원을 기록, 1년 전의 15조2000억원보다 36조9000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빚투로 해석할 수 있다. 이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금은 52조8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렇게 빚낸 자금은 가계의 부동산 투자에도 사용됐다. 자금순환 통계에는 부동산 실물 자산 통계가 집계되지는 않지만 한은이 발표하는 '금융시장 동향' 통계를 보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올해 3월만 해도 5조7000억원 늘어, 역대 3월 기준 두번째로 증가폭이 컷기 때문에 빚을 내고 여윳돈을 합쳐 투자에 나선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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