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면세점을 돌아다녀보니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없는 썰렁한 분위기다.
국내 면세업계는 하이난을 필두로 중국 면세업의 위상이 더욱 커질 경우 한국 면세업계의 몰락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은 다이궁(보따리상)에서 나온다. 과거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에서 한국을 찾았던 단체 관광객인 유커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과 이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 조치 탓에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일반 관광객의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한국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입해 중국 현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대리구매상인 다이궁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난이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를 무기로 다이궁을 흡수하면서 이들을 끌어오기 위한 국내 면세점들의 출혈 경쟁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중국 다이궁 유치를 위해 구매액의 10%, 중소기업 면세점은 20%를 송객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들어 관련 지출이 급증했다.
신라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올해 1분기 1409억원으로 시내 면세점 매출 대비 25%에 달한다. 이 때문에 면세점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면세점 매출은 7667억원,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1%, 11.3%씩 줄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호황기였던 2019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84.4%, 매출은 87.7%나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