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마다 가입자에게 내용을 잘 설명한다지만, 중요 사항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불완전판매'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한 달에 5천 원 정도만 내면 되는 줄 알았던 보험료가 10여 년 뒤 8만 원 넘게, 1천400% 가까이 올랐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무슨 사연인지 박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A 손해보험사 상담원의 전화를 받고 월 5,900원짜리 보험에 가입한 정 모 씨.
입원하면 하루 6만 원이 지급되는 단일 보장 상품이었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상담원이) '하루만 입원해도 뽕 뽑는 것 아니냐 1년 낸 것의' 이렇게 설명해서 제가 가입했죠. 5,900원이란 돈은 커피 한잔 값이니까 매달 나가는 것도 괜찮겠다 해서…."
보험료를 자동이체 해놓고 14년간 한 번도 청구하지 않았던 정 씨는 최근에야 이 상품이 8만 원까지 오른 사실을 알았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저는 (갱신형인 줄) 몰랐죠. 천정부지로 금액이 오르는 줄 알았으면 아예 시작을 안 했을 것 같은데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6만 원 받자고 8만 870원을 내냐고요."
특히 정 씨가 이사한 뒤에는 우편으로 보낸 보험 안내장이 반송됐는데도 보험사는 이메일 등 다른 방식으로 알리지 않았고, 뒤늦게 항의하자 "바뀐 주소를 알리지 않은 고객 책임"이라고만 했다는 게 정 씨 주장입니다.
해당 보험사는 MBN에 가입 당시 자동갱신 상품이라고 알린 녹취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비대면 계약인데도 고객이 내용을 제대로 인지했는지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고, 우편물 반송 뒤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배홍 /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
-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험사가 설명할 때) 정확하게 구분해서 고객이 인지하고 보장받도록 해야…."
손보사 기준 불완전판매가 해마다 1만 건이 넘는 가운데 소비자 역시 가입 전에 보장 내역과 보험료 인상 폭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